따스한 휴식, 낮술

일상에세이 10편

by forcalmness

김구선생의 소원은 통일이었지만 나의 소원은 낮술이었다. 여기서 낮술은 일차원적으로 낮에 먹는 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게 낮술은 보다 복합적인 차원이다. 평일에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의 의미로다가 포괄적으로 난 낮술이란 단어를 쓴다.



신혼여행을 가서도 술 한모금 입에 대지 않았던 내가 저녁식사 때마다 맥주 반캔이 생각나는 사람이 되어 있다. 휴일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쓴다면 그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신지 묻고 싶다. 내 경우를 얘기해보겠다.



먼저 이른아침에 여는 카페까지 반시간 산책을 한다. 도착한 카페를 여행지 삼아 책을 읽는다. 무선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창밖풍경과 책에 번갈아 시선을 둔다. 마음에 앙금처럼 남아있던 여러 잡생각들이 녹아내린다. 책 한권, 서평 하나, 장소글 하나, 또 한권의 책을 시작하니 네 시간이 흐른다. 카페를 벗어나 또 반시간 산책을 하며 집앞 김밥집과 마트에 들른다. 맛있는 참치김밥 한줄, 캔맥주 네개들이, 봉지 과자를 여유롭게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시원한 맥주를 좋아하는 유리잔에 따르고, 접시 없이 김밥 포장지를 풀고, 빠질 수 없는 과자도 조금 담고. 이렇게 늦은 점심을 한가로이 입에 담는다. 카페에 앉아 쓴 서평 등을 블로그, 브런치에 올리고 반시간 낮잠에 든다. 낮잠 들기전 한편의 에세이를 시작하고 잠에 든다.



이게 내가 오늘 하루 스스로를 기쁘고 즐겁게 하는 순간들로 채운 시간 자체다. 낮술은 여유롭고 한가로운 오후의 대명사이므로 적어도 내 휴식에서는 빠질 수 없는 행위다. 이렇게 무용한듯 스스로를 위한 유용의 시간들로 일상을 채울 수 있다면 얼마나 따스할까. 오늘 참 따스했다. 낮술은 따스한 휴식 같다. 낮술, 자신을 위한 위로주를 주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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