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디저트, 소보루

일상에세이 43편

by forcalmness

디저트가 세상을 환히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매 끼니 식사의 루틴한 삶을 디저트는 파고들어 일상의 틈새를 메꿔준다. 디저트들이 왜 다 달콤하고 사르르 녹아내릴까. 달콤하고 녹아내리듯 부드러운 기분을 일순간 누리고 싶어서가 아닐까.



일상이 평탄하면 그저 소박한 매 끼니 식사로도 충분할 것 같다. 힘겹다거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땐 술 한잔을 기울일 테다. 그보단 가볍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디저트를 찾게 된다. 기호재 커피의 쌉싸름한 맛과 어울리는 달콤함을 장착한 디.저.트.를.



요즘은 디저트들도 유행을 타는 것 같다. 최근 두바이쫀득쿠키도 그렇고, 그전에 휘낭시에도 구움과자 세계에서 오랫동안 잔잔히 자리를 지켜왔다. 에그타르트와 조각케이크, 스콘은 스테디한 디저트고, 까눌레, 타르트, 소금빵, 마카롱 등도 한번씩 유행을 탄 듯한 디저트들이다. 끼니가 물론 중요하지만 평탄하게 조금씩 먹어주면서 생활의 활력을 잃지 않는 선이면 된다. 경직된 일상을 풀어주는 디저트 한입이 일상에선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저소비생활을 하기로 올해부터 마음 먹으면서 식후 카페를 무의식적으로 가지 않아서 식후 디저트를 먹은 기억이 요즘은 없다. 그래서 더 디저트에 대해 거리를 두고 찬찬히 생각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내 인생의 첫 디저트라고 부를 만한 게 뭘까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 아마도 소보루가 아닐까.



지금만큼 카페가 활성화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으니, 학창시절 소풍이나 여행을 가면 간식으로 나오는 게 크게 단팥빵과 소보루빵이었다. 온전한 단맛만 품고 있는 팥을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소보루빵을 골랐다. 소보루는 겉 표면이 바삭거리는 달콤함으로 조각되어 있다. 안에 다같이 뭉뚱그려진 팥의 통일된 단맛은 내겐 진부했고 식감이 영 식상하다고 느껴졌다. 소보루의 크런치한 식감, 조각조각을 떼어 먹는 방식이 좋았다. 곰보빵이란 별명이 있다는 것도 독특해서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내 인생의 달콤한 첫 디저트는 소보루빵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오랜만에 빵집에서 소보루빵을 사와서 맛보았다. 여전히 맛있고 재밌는 기분을 주는 빵이다.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아쉽게도 이 맛을 볼 수 없다. 땅콩이 주재료이니까. 그게 일면으론 기쁘다. 간식 취향이 너무나도 겹치는 아이에게 뺏길 일 없이 온전히 먹을 수 있는 간식 하나는 있다는 의미라서. 그게 내 간식의 안전지대를 일센치 정도는 확보해준다. 삶에 윤기를 발라주는 디저트 하나쯤은 마음껏 먹고 싶다는 생각이 큰 욕심은 아닐테니. 그 안전지대를 누리며 한동안 야금야금 달콤한 소보루빵으로 일상에 윤기를 칠해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집 영화관 첫 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