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46편
어떤 사람과 케미가 좋으신가요. 요즘 개인시간을 더 챙기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줄이면서 '난 어떤 성향의 사람들을 좋아하는가'란 자문자답을 해봤다. '조용하면서 귀여운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성향을 압축한다면 이 말이 딱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왜 귀여우면 끝난 거라는 말이 생겼을까. 정답은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이 귀여워 보이기 시작해서. 눈에 밟히는 그 사람의 매력을 귀엽다는 말로 지칭한다는 것이 내 조심스러운 생각이다. 신랑에게 빠지게 된 순간을 비밀처럼 간직해왔는데 이 글을 쓰며 살짝 공개해본다. 조용하게 대화를 하는데 훅 치고 들어오는 한마디가 있었다. 그 말이 '어, 이 사람 반전매력이 있네?'란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고, 말 그대로 한순간 내 마음 속에 이 사람이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그 순간의 장면을 실제로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매력의 요소가 다른 인간관계에 어느 정도 통용되고 확장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난 '반전매력'에 끌린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기본적으론 조용한데 내게는 속마음을 주저리주저리도 잘 털어놓는, 나 한정 수다쟁이라거나. 겉으로 보기엔 털털하고 세보이는데, 말을 해보면 속이 여리고 섬세하다거나. 신경 안쓰는 것 같았는데 세심히 배려하는 모습을 발견했다거나. 내가 미처 알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등장할 때 그 사람이 궁금하다는 내면의 진동과 마주한다.
신기한 건 기본적으로 조용한 사람이 좋다는 점이다. '조용한 사람을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도 곰곰히 생각해봤다. 내가 조용한 바이브에 속해 있는 사람인데, 시끌벅적하고 텐션이 높은 사람과 얘기하다보면 주춤주춤하게 된다. 그 사람의 높은 텐션에 맞춰야 하나 머리를 열심히 굴리는 날 발견한다. 그게 매번 참 힘겹게 느껴졌다. 내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유쾌하고도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 편안하다.
조용하면서도 귀여운 사람들은 내 눈으로 바라보자면 조용한 바이브가 기본 리듬에, 내 눈에 띈 반전매력이 양파처럼 겹겹이 쌓여있고, 마음 속 얘기를 유쾌하면서도 편안하게 내보인다. '함께 나눈 대화가 며칠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시간'으로 리마인드 된다면 모든 요소를 갖춘 셈이다. 나와 케미가 좋은 사람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얼마나 만났을까. 지금은 연락이 끊겨 추억으로 남은 사람도 있고, 현재 진행형으로 간간히 교류하며 케미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다. 조용하면서도 귀여운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내는 것이 내 삶을 깊이 있게 만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