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산책과 크림커피와 책

일상에세이 55

by forcalmness

햇살을 느끼며 음악을 듣고 산책하는 게 그렇게 좋다는 말을 들었다. 바로 이 단어가 떠올랐다. '햇살산책'. 밝고 기쁨이 차오르는 말처럼 들려서 입으로 계속 웅얼거렸다. 햇살산책, 햇살산책을 가보자.



월요병이 고개를 내미는 일요일 오후, 월요일에 기쁠 일 하나를 마음에 꿋꿋이 심는다. 날씨를 보니 일교차가 커서 낮에는 십오도를 넘는다. 신랑피셜 십오도 이상이 따스함의 기준선이다. 십오도를 넘으면 햇살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만큼 따스함이 감돈다. 이번주 월요일엔 십오도의 햇살산책길에 오르는 기쁨의 씨앗을 심어두었다.



내게 완벽한 하루는 그리 큰 것들이 필요치 않은 듯하다. 따스한 햇살, 운동화를 신고 경쾌하게 걸을 십여분 산책코스, 점심 대신 즐기는 크림커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건네준 특별한 책 한권이 다다. 좋아하는 크림커피가 맛있는 카페로 걸어오면서 횡단보도에서 잠깐 신호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눈부신 햇살 아래 서있는 포근함이 내가 추구하는 일상 그 자체일지 모른다고. 매일 매순간이 이런 시간이면 좋겠다. 바쁘지 않고 시간과 계절의 움직임을 가만히 느끼면서 서있는 시간이 보통의 일상이었으면. 느긋한 시간이 주, 바쁜 시간이 부인 세상은 어디 있을까. 인공지능이 깊숙이 삶에 들어오면 나아질까.



이런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듯 멍하게 있는 순간도 오랜만이라 황홀하다. 쨍하게 비추는 여름햇살의 눈부심 자체도 사랑하는데. 봄인듯 여름인듯 햇살만 보면 모르겠는, 아직은 찬 봄공기에 여름 햇살이 섞인 이 시간도 내가 사랑하는 계절에 들어올 것 같다. 새롭게 내 마음에 쏙 들어온 이 짧은 계절에 '삶을 견디는 기쁨'을 찾아보기로 한다. 햇살산책과 크림커피와 책한권이 내 완벽한 계절의 대명사로 길이 남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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