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8편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다양한 고민을 합니다. 요즘 했던 고민은 업무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 사람에게 어디까지 낮춰서 대할 수 있느냐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업무능력을 지적하는 말이지만 그 사람에 대한 무례함이 느껴진다면 그게 용인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다른 에세이책을 읽다가 이책의 짧은 소개글을 읽고 이책을 탐독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사람, 장소, 환대>라는 이책에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다."라는 책구절이 나온다는 걸 확인한 순간, 제가 하는 요즘 고민에 대한 단초를 발견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책을 펼쳐든 순간, 오랜만에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학교때나 읽었던 논문같은 글이구나. 사회인문학적 고민들이 여러 책들의 인용 속에서 논리적으로 전개되는 글을 참 오랜만에 읽는다하고요:) 그런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찾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부여잡고 있는 고민을 풀고싶은 간절함이 난해함을 이겨내는 힘이지 않았나 합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라는 소설로부터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그림자가 없어 사회 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지 못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여기서 그림자는 무엇일까란 질문이 나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이 아니라 눈으로 사람의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보여지는' 그림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부터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메세지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람'이란 태어난 인간이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아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를 획득하여 사회구성원으로부터 '환대'받을 때 비로소 성립한다. 그렇게 성립된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스스로 쓰는 가면(페르소나)을 결정하는 연기자다. 사람 간에 '지켜져야 할' 도덕적 기초는 '절대적 환대'이다. 있을 자리를 내어주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인정의 신호를 주고 받고 환영의 대접을 해주는 것. 사람으로 대우한다는 건 어떤 상황에서건 인정의 환대를 놓지않는다는 의미라는 것을. 나아가 이런 인정의 환대가 매일의 일상속에서 서로를 받쳐주면서 사람을 아름다운 존재로 만들어준다는 것.
난 오늘도 서로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사람으로 환대하는 법을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