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세이 17편
요즘 토요일 루틴으로 아이 미술학원이 자리를 잡았다. 토요일 아침 10시, 집앞 5분 거리인 미술학원에 아이를 데려다 준다. 한시간 미술수업 후에 신랑이 아이를 데리고 온다. 토요일 미술학원 루틴으로 덩달아 아침산책을 하고 주말 아침풍경도 마주한다.
아이의 시간에서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공간은 어린이집과 집. 사람으로 치면 어린이집 선생님, 반 친구들 그리고 엄마아빠 정도. 외동이기도 하고 조용한 우리 성향에 많은 사람들과 교류경험이 적은 게 어릴땐 적잖이 미안했다. 지금은 아이가 자신이 만나고픈 사람들을 선택하면서 지내기 전까지 가장 안정적인 품으로 감정적인 지원을 잘 하고 싶다 생각한다. 그래도 마음 한켠으로는 아이가 안정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지지대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토요일 미술학원 문을 열고 아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데, 먼저 미술학원에 도착해있던 아이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ㅇㅇ이 왔어요." 우리 아이 이름을 정확히 말하는 소리. 우리 아이보다는 큰, 아이에게는 누나인 듯한 아이 목소리에 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토요일마다 만나는 아이인지 우리 아이 이름도 말하면서 환대하는 듯한 소리가 내 마음을 울린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아, 이 미술학원도 우리 아이에겐 심리적 안정을 주는 지지대 같은 공간이구나. 아이에게 이런 공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자신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 기분 좋고 따뜻한 품 같은 안정감을 느끼는 곳이.
엄마아빠가 더 활동적이면 참 좋겠지만 엄마아빤 가족의 바운더리가 더 소중한 사람들이라 앞으로도 아이에게 이런 심리적 지지 공간을 많이는 마련해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낄 수 있기를. 자신과 자신을 지지해주는 주변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므로. 너의 심리적 안정 지대들이 단단하게 뿌리 내리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