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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r 10. 2020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

워킹홀리데이

2018년 4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인비테이션을 받다.

2019년 3월 1일 캐나다로 출국하다.

 

 워킹홀리데이 합격 후 거의 1년 만에 마음을 잡고 캐나다에 출국할 수 있었다.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는 복잡하지만 단순하다.


 우연히 발견한 덴마크 워홀러의 블로그를 보고 막연히 워킹홀리데이를 꿈꾸게 되었다. 가장 행복한 나라에서 일하고 사는 건 어떤 느낌일까 하는 동경에서부터 였다. 하지만 덴마크 워킹홀리데이 신청비용은 매년 오르고 있으며(현재 100만 원 가까이한다.) 덴마크의 우울한 겨울을 보낼 자신이 없었다. 차선책으로 여러 나라를 찾아본 결과, 영국은 덴마크와 비슷한 신청비용과 살인적인 물가로 감히 신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이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영어권 국가)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가 남아있었다.


 아일랜드는 1년에 2번, 랜덤으로 선발하는데 기대를 안고 신청했지만 결과는 광탈. 대기자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알아본 뉴질랜드는 수강신청처럼 선착순으로 신청하는 방식인데, 트래픽 때문에 제대로 된 신청도 못해보고 탈락하였다. 마지막 선택지는 호주와 캐나다. 호주는 상대적으로 신청이 쉽기 때문에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으로 왠지 마지막 대안으로 아껴두고 싶었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하나, '캐나다'였다. 역시 랜덤 선발이었지만 아일랜드보다 정원이 많아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그렇게 2017년 11월 부푼 마음으로 워킹홀리데이 신청을 하였다.


 올 것 같은 인비테이션(캐나다는 워킹홀리데이 신청 후 인비테이션을 받아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4학년 말에 신청해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인비가 안 오면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 더구나 비슷한 시기에 신청했던 친구는 금방 인비를 받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도 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졸업까지 해버리니 결국 취업준비를 하고 말았다.


 운이 좋게 취업을 해버리고 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인비는 오지 않았다. 나는 인연이 아닌가 보다 싶은 마음에 평생 숙원사업이었던 교정기도 달았다. 그래 한국에서 돈이나 모으자 하고 있던 와중, 교정기 장착 딱 1주일 후에 인비가 도착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나니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졌다. 이제 사회생활 시작해서 커리어를 쌓아가려는 찰나에 이대로 캐나다를 가는 게 맞을지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살아가야 할지. 일단 미래는 아무도 모를 일이니 인비를 받은 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얻기 위한 준비를 마쳐놓았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발급 후 1년 동안 유효하기 때문에 언제든 출국할 수 있다.)


어쩌다 보니 첫 직장을 퇴사하게 되고(캐나다 때문은 아니었다) 휴식기간에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쉬다가 또 일을 구해버렸다. 일도 나름 재밌었지만 한국에서의 삶이 점점 싫증 나기 시작했다. 먼저 캐나다에 도착한 친구도 잘 지내고 있었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 비자 만료기한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초조하게 느껴졌다. 가만히 누워서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는 법. 두 번째 퇴사도 질러버리고 비행기 티켓도 끊어버렸다. 캐나다에 간다고 인생이 확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큰 희망을 품지 않으려고 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게 그거지 뭐, 그냥 나중에 후회 안 하려고, 인생에 도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서, 이런저런 결심을 하고 캐나다에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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