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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와 와인

이제 어쩌면 우리의 차례가 왔을지도 몰라

by 알로라 와인

트럼프 '해방의 날'

2025년 4월 2일 모두가 한 사람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트럼프정부 2기 출범에서 가장 우려하던 부분은 계속 들먹이던 무역관세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발표가 되던 날, 그리고 그 주 전체 미국, 유럽 아시아 증시는 크게 변동하였고, 덩달아 원화 기준 유로와 달러 환율도 끝없이 올라갔다.

가뜩이나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수입수출 시장은 매일 한숨이 나올 정도로 어지러운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관세란 정확하게 무엇인가?


관세란 외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을 말한다.

외국 상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기업들이 정부에 관세를 납부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들여오는 상품 가격의 일정 비율로 부과된다. 그래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관세는 10달러짜리 제품에 1달러의 추가 요금이 붙게 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은 관세 비용의 전부 혹은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BBC KOREA-


관세란 일단 수입하는 자가 수입국에 내는 세금이다.

다시 말해, 수입품의 관세가 커지면, 수입을 하는 사람이 수입을 하는 나라에 관세를 말 그대로 세금으로 지불하게 된다. 하지만 수입하는 기업은 땅을 파서 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유통마진과 소비자가 상승으로 보완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수입회사가 거의 봉사활동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국영기업이 아닌 이상, 자유무역과 자유경제의 한가운데에 있는 수입회사라면 그렇게 할 리는 없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내가 수입하는 와인의 관세가 10% 상승할 경우, 나는 대한민국 정부에 관세의 명목으로 세금을 지금까지 내던 양의 10%를 더 내야 하는 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주류수입에서 단지 세금을 관세만 내는 것이 아니고, 관세와 연관하여 또 다른 세금을 내기 때문에 전체적인 세금의 양은 커지게 된다. 그러면 수입자에게는 그것이 실질적 부담이 되며, 이것은 도소매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유통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EU관세 20% 적용

한국의 경우 관세 25% 적용이 발표되었고, EU의 경우 관세 20% 적용이 발표되었다.

새로운 관세 정책이 발표된 후 유럽의 와인산업은 걱정이 심화되었다. 가뜩이나 와인의 소비량 감소와 기후변화로 인하여 와인의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갖는 유럽 와인산업에서 미국은 중요한 수출국이다.

특히나 이탈리아 기준, 베네토, 토스카나 그리고 피에몬테 지역의 와인들은 그 생산량의 40% 정도를 미국시장에서 수입하는 구조이다. 이 경우에서 유럽상품에 대하여 20% 관세 적용은 당연히 미국에서 유럽 와인을 수입하는 수입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수입하는 수량을 줄이거나 해당 연도 수입을 안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와인 생산자는 와인 유통이 어려워지고, 이것은 이탈리아 와인산업의 고용 관련 문제도 야기시킬 수 있다.

와인창고에는 팔지 못한 와인이 계속 쌓여가며, 가뜩이나 어려운 현금흐름이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와인산업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대외수출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생산자들일수록 그 피해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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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유럽시장은 이제 와인을 어디에 팔아야 할까?

내수시장에 판매하면 가장 좋겠지만, 대규모 와인 시장의 경우 내수에서 전체 소비가 불가능하다.

또한 현재 유럽인구들도 와인의 소비량을 줄이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내수시장으로 와인재고를 소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와중에도 유럽와인에 대한 소구력이 있는 국가는 이제 동아시아로 옮겨왔다.

이미 일본의 와인시장은 2024년 기준 302억 달러였으며, 이것은 전체 시장의 5,151억 달러의 6% 정도 되는 크기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계속 성장되는 와인시장을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유럽의 다양한 와인들이 수입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와인시장 1,373억 달러까지 더한다면,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와인시장의 크기는 전 세계 시장의 32%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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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유럽의 와인은 이제 그동안 본인들의 리스트에서 간과되었던, 혹은 항상 미국시장 뒤에 있던 동아시아 국가를 다시 한번 보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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