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투가 많은 편이었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일은
언제나 소소한 루틴 같은 거였다.
내 질투력은 친구, 지인들뿐만 아니라
저 지구 저편 멀리에 닿지도 않는
헐리우드 스타에까지 이르렀다.
막강한 질투력이 못된 시기심으로까지
악덕하게 진화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세상에는 질투할 대상들이 정말 너무나 많다.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
머리가 너무 좋아서 서울대를 나왔는데
창업까지 성공한 젊은 CEO,
예쁘고 잘생긴 외모로 타고난 미남미녀들,
그림, 음악, 스포츠 등
예술적 재능이 넘사벽인 천재들…
세상에는 ‘타고 난’ 사람들이 많다.
물론 타고 난 사람들의 후천적 노력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예술 계통을 오래 공부했던 나는,
부유한 집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유,
특출난 예술적 재능,
게다가 노력과 인맥이 더해지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벌어지는지
직접 보고 겪었기에 그들의 ‘타고 남’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내가 이만큼 노력해서 만든 이만큼을
그들은 저만큼치에서 이미 내려다보았다.
한 마디로 너무 부러웠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런, 다 가진 완벽한 사람들을
열과 성을 다해 질투해 왔음을 고백한다.
특히 내 친구나 지인 중에
이렇게 타고 난, 다 가진 것 같은 사람을 발견하면
내 질투력이 화르륵 불타오르곤 했다.
이런 사람들의 틈 하나 없이 완벽한 면모를 보노라면,
‘어딘가 흠이 있겠지.’
’실상은 불행할 거야.’라고 상상하고 싶었다.
사실은 대부분 무척 행복하고
사랑 가득한 삶을 잘 살고 있다.
그 점이 무척 날 머쓱하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의 질투 대상이 점차 변했다.
이제 나의 질투 대상은 금수저, 천재, 미인처럼
타고 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어쩔 수 없는 완벽함을
나 또한 완벽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일까.
그런 이유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
잔잔하게 반짝이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는 이런 사람을 질투한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과 루틴을
지겨움 없이 혹은, 지겨워하면서도
꾸준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이끌고 가꾸는 사람을 질투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우뚝한 정신을 질투한다.
매일 똑같이, 달라질 것 하나 없는 하루 중
아주 자그마한 틈을 열어두고
자기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꼭 하고야 마는 사람.
내일은 틈새만큼 내 자신이 더 나아져있기를
고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밤잠에 들 줄 아는 사람.
다음날 아침이면 피곤해도 기지개를 켜고
똑같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어제와 다른 향을 느낄 줄 아는 사람.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어떤 일에서도
달콤함을 찾아내어
느낄 수 있는 멋진 사람.
그리고 이런 사람에게서는
날씨와 온도를 막론하고
언제나 의욕과 열정이 가득한 습도가 느껴진다.
타고난 것을 넘어서는
반짝이는 지구력과 근성을 갖춘 듯하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자기 관리를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이런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나서 견딜 수 없다.
그 사람이 일구어놓은 하루의 작은 틈들이 모여
몇 개월 뒤, 일 년 뒤, 수년 뒤에는
상상도 못 할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 거니까.
그런 상상과 예측만으로 질투가 나서,
나는 살짝 재채기를 해본다.
나의 늘 똑같던 하루에
그 사람이 일으킨
아주 작지만 강렬한 재채기를 해본다.
재채기를 하고 나니 마음속이 시원해진다.
재채기를 하고 나니 내 하루에도
그 멋진 사람의 틈과 비슷하게,
하나의 작은 틈이 생긴 느낌이다.
질투라는 재채기로 파고든
내 하루의 작은 틈에
나도, 그 사람처럼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흘러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잠깐 멈춰서 커피 향을
맡아볼 줄 아는 여유로움도 따라 할 것이다.
내 하루에도 ‘질투의 힘’을 적용해서
스스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가려한다.
우리 모두 질투가 날 만큼 멋진 사람을 발견한다면
작게 재채기를 해보자.
그 사람의 멋짐을 내 틈으로 끼워 넣자.
타인의 멋짐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더 멋진 내가 되어있을지 모르니까.
그리고 혹여 그 사람과 마주하게 되면
당당하게 말하련다.
“네, 제가 질투가 나서 재채기 좀 해봤어요.
당신이 너무 잘나 보여서 제가 좀 따라해 봤어요.
어때요?
저 이전보다 좀 나아 보이죠?”
장담하건대, 우리 둘 다 함께 함박웃음을 지을 것이다.
이런 우리를 보며 질투가 나서
재채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세상이 이전보다 조금 더 밝고 반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