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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간지 Apr 08. 2022

산타는 이제 오지 않는대요 by김진호

아이 같음, 순수함과 자유 그리고 장꾸의 삶

https://vibe.naver.com/track/51921529


뭐 한지도 모른 채 겨울이 와 버렸죠
웃옷 하나 급하게 챙겨서 나왔어요
이제는 성탄절이라 해도 예전처럼 들뜨지 않지만
내 옆에 그대가 있어 산타는 이제 오지 않는 대요
우는 아이 가리지 않고 안아주는 당신
함께 있어서요

뭐 한지도 모른 채 이 나이가 되었죠
철이 없는 모습은 여전한 난데요
당신은 그래서 좋다 해요 나이 말고 나이길 바라요
내 옆에 그대가 있어 산타는 이제 오지 않는 대요
우는 아이 가리지 않고 안아주는 당신
함께 있어서요

선물도 바라지 않고 꾹꾹 참아내는
어른인 척 한 내가
당신 품에 아이가 되어 흐르는 눈물에
진짜 내가 되어요
그 눈물을 선물이라 말해요
너를 부른다
너와 걷는다
너를 안는다
널 바라본다
웃음이 난다
아이가 된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 김진호 님의 신곡 "산타는 이제 오지 않는대요"라는 곡을 소개해 드리려 해요.

진호 햄의 노래는 정말 따뜻해요.

추운 겨울에 어묵 국물 혹은 붕어빵 같은 노래죠.

가사 중에 특히 "'나이' 말고 '나'이길 바라요"라는 가사가 참 와닿더라고요.


매해 크리스마스가 되면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됐는지.

참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해요.

이제 한 살 더 먹는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아쉬운 건 어른이 된 지금은 크리스마스 때 느끼던 어린 시절의 설렘이 없다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저는 나이 드는 게 무서웠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철이 드는 게 두려웠죠.

철이 든다는 게 아이 같은 순수함과 자유로움을 잃어버리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이들은 순수함과 사랑으로 가득한 존재잖아요.

사랑이라는 건 단순히 어떤 대상을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에요.

대상이 어떤 모습이든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는 거죠.

그래서 아이들은 친구도 금방 사귀고 여러 친구들과 잘 어울려요.

이런 아이들을 보면 세상이 구분이 없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점점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서 우리는 그런 순수함과 사랑을 잃어가죠.

자기의 경험에 의한 편견으로 상대방을 판단해요.

나와 맞지 않는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내 입맛에만 맞는 것들, 사람들만 찾아다니게 되죠.

그렇게 자기가 만든 세상에 갇히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의 폭이 점점 좁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나와 다르거나 맞지 않는 사람들 혹은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런데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결국 나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거든요.

세상은 내 마음의 반영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결국 모든 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있는 거죠.

누군가의 행동이 부정적으로 보인다면 내 마음에 어떤 부정적인 감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또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해맑은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자유로워 보일 수가 없어요.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솔직하죠.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세상이 정해놓은 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자유를 포기해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기를 숨기고, 스스로에게도 솔직해지지 못하죠.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속이며 사는 세상 속에서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철이 들고 싶지가 않아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왜 그렇게 장난기가 많냐고 해요.

누군가에게는 자신과는 다른 그런 모습이 별로 안 좋아 보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에게는 그런 장난스러운 행동들이 철이 들지 않기 위한 제 나름의 소심한 반항이에요.

저는 제 안에 있는 아이 같은 순수함과 자유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거든요.

아무런 편견 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렇게 저만의 세상 속에 갇히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요.


또 우리는 나잇값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그런데 나이에 따라 요구되는 행동이 따로 있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어른인 척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

척하면서 사는 건 정말 피곤하고 그런 걸로 남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저는 그냥 있는 그대로 저를 보여주면서 사는 삶이 좋아요. 그게 제 스타일이에요.

그렇게 그냥 나로 살고 싶어요. 나이에 상관없이.


뭐 다른 사람들이 이런 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그 사람들의 선택이죠.

그건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제가 그런 거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한테만 잘하고 살면 되죠.

그렇다고 남한테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아요.

사람마다 허용 가능한 선을 찾고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항상 조심하죠.

싫다고 하는 사람한테는 장난치지 않아요.


아 그렇다고 철이 드는 게 잘못됐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런 게 저한테 맞지 않는다는 거죠.

세상에 정답은 없는 법이니까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게 다 정답이에요.

각자 자신만의 삶의 방식으로 정답을 만들어가며 살면 되는 거죠.

나와 타인의 다른 방식의 삶을 서로 존중하면서요.

저도 사실 많은 부분 현실에 순응하면서 살아요.

그래도 나에게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살려고 하는 거죠.


저는 인생을 재밌게 살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이 재밌고 행복했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항상 재미를 찾아다니는 장꾸의 삶을 살아갈 거예요.

그렇게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같이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이 같은 순수함과 자유로운 영혼만 있으면 자격은 충분해요.

그럼 저는 이만 같이 장난칠 친구를 찾아서 또 개드립을 치러 가봐야겠네요.


날이 많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시고.

성탄절 하루만큼은 어른인 척하는 나를 잠시 넣어두고 내 안에 있는 아이 같은 순수함을 마주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내가 잃었던 것들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진호 햄의 노래 들으시면서 산타는 오지 않지만 산타의 선물 같은 소중한 사람들과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Joyeux Noel!!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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