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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Apr 28. 2017

어둠 속의 빛, 블랙 라이트

black light

내  영 어  콧 대 를  세 워 주 는  오 늘 의  한  마 디

"이 말이 영어로 이거였구나."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영단어. 친구들 앞에서 잠깐이나마 으스대고 잘난척할 수 있게 해주는 영어단어.




오늘 잘난 척할 단어는 black light이다. ‘검은 빛’이라니, 도대체 이건 무슨 뜻일까? 빛은 밝고 환하다. 어둠을 나타내는 검은색과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 빛은 색이 없으니까. 아니, 빛에도 색은 있다. 하지만 칙칙한 검은색이 아니라 어여쁜 무지갯빛이다.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일곱 가지 색깔이 나타난다. 여기 어디에도 ‘검은색’은 없다. 그렇다. 왜냐하면 black light은 이 일곱 가지 색깔의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빛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빛도 존재한다. 무지개 빛깔로 우리 눈에 보이는 광선을 ‘가시광선’이라고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은 ‘불가시 광선’ 혹은 ‘비가시광선’이라고 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일곱 색깔은 빛의 파장에 따라 나뉘는데, 빨간색에 가까울수록 파장이 길어지고, 보라색에 가까울수록 파장이 짧아진다. 보라색보다 파장이 더 짧아서 우리 눈에 안 보이는, 보라색(紫) 바깥(外) 쪽에 있는 광선을 우리는 자외선(紫外線)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파장이 빨간색보다 더 길어서 우리 눈에 안 보이는, 빨간색(赤) 바깥(外) 쪽에 있는 광선은 적외선(赤外線)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자외선은 영어로 ultraviolet, 줄여서 UV라 하고, 적외선은 infrared라고 한다.)


Black light은 자외선이나 적외선처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불가시 광선을 뜻한다. 불가시 광선은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기 때문에, 당연히 검은색이 아니다. 다만, 총천연색을 띄는 가시광선과 대비해서 그렇게 쓰는 것뿐이다.


도대체 이 black light을 어디에서 보겠나 싶겠지만, 범죄 수사물 드라마에 가끔 나온다. CSI와 같은 수사물을 보다 보면 수사요원들이 불을 모두 끄고 black light만 켠 채로 범죄 현장을 살피는 장면이 나온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타액과 체액, 씻어낸 핏자국 등이 몇 가지 약품과 black light을 이용하면 아주 잘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깨끗이 지웠다고 생각한 혈흔, 아주 미세한 혈흔도 black light 아래에서는 그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에 범죄 현장에서 자주 사용한다.


black light을 볼 수 있는 특수 안경을 쓰고, black light을 켠 채로 수사를 한다. 미드 <CSI 과학수사대>의 한 장면.




책 에 서  사 용 된  예

By using a chemical known as luminol, investigators can find invisible traces of blood on floors, walls, and other surfaces. Luminol is a light-producing chemical that reacts with several substances in blood. A CSI sprays the area being investigated and then shines a black light. If blood is present, it will glow.

수사요원들은 루미놀이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서 바닥이나 벽, 기타 다른 표면에 남아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혈흔들을 찾을 수 있다. 루미놀은 피 속에 들어 있는 몇몇 물질들과 반응을 해서 빛을 내게 된다. 범죄 수사요원은 범죄현장에 이 물질을 분사하고 ‘블랙 라이트’를 비춘다. 만일 혈흔이 남아 있다면 빛이 날 것이다.

-    John Perritano의 <Science Beats Crime> 중에서


단 어  활 용 의  적 절 한  예

친구: 어머, 저기 좀 봐. 세상에, 쌍무지개야.

나: 와, 나 쌍 무지개 처음 봐. 사진으로는 본 적 있지만.

친구: 정말 예쁘다. 얼굴에 기미를 만드는 것도 햇빛이고, 저렇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드는 것도 햇빛이고. 참 아이러니하다.

나: 그런데 같은 햇빛이라도 달라. 우리 눈에 보이는 무지개는 가시광선이고, 기미나 주름살을 만드는 건 눈에 안 보이는 자외선이잖아. 적외선이나 자외선처럼 우리 눈에 안 보이는 빛을 black light이라고 하는 거 알고 있었니?


밑 도  끝 도  없 이  잘 난  척  하 는  예

친구: 아무래도 우리 과 선배가 나 좋아하나 봐.

나: 설마. 너 도끼병 있는 거 아냐?

친구: 아니야. 저번에는 책을 빌려달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영화 표가 두 장 생겼다면서 주말에 같이 영화 보자고 했어. 이거 그린 라이트 아니니?

나: 아니야. 그 선배는 그냥 돈 주고 책 사기가 싫은 거고, 영화 표가 생겼는데 같이 갈 사람이 진~~~짜로 없는 거지. 그나저나, 그린 라이트라고 하니까 생각난 건데, 적외선이나 자외선처럼 우리 눈에 안 보이는 광선을 블랙 라이트(black light)라고 하는 거 알고 있었니?

친구: 친구가 밑도 끝도 없이 잘난 척할 때 내 눈에서 나가는 레이저 광선은 뭐라고 부르냐?


* 주의) 밑도 끝도 없이 잘난 척을 할 경우 친구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발사되는 작용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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