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불이삭금 Dec 13. 2017

이 '신고'가 그 '신고'냐, 저 '신고'냐?

Hazing

내  영 어  콧 대 를  세 워 주 는  오 늘 의  한  마 디

"이 말이 영어로 이거였구나."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영단어. 친구들 앞에서 잠깐이나마 으스대고 잘난척할 수 있게 해주는 영어단어.




요즘 세상에도 신고식이라는 이름으로 신입생들을 괴롭히니? 못 마시는 술도 억지로 먹게 하고? 쯧쯧. 그나저나, 신고식은 영어로 뭐라고 할까?


자, 지금부터 신고식을 치르도록 하지. 브리, 준비는 됐겠지?


허걱... 네...

충성! 신고합니다!!
브리는 오늘부로 구독자 수가 2,216명을 넘었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흠, 이 '신고'가 그 '신고'가 아닐 텐데...?



저 가면을 쓴 사람이 의미한 것은 "신고합니다!"가 아니라, 신입생들이 치러야 하는 괴로운 '신고식'일 것이다.


가끔 대학에서 신입생들의 군기를 잡기 위해 무리하게 신고식을 하다가 문제가 생겼다는 기사를 접한다. 원래 '신고식'이란 "조직에 처음 들어온 신입이 기존 멤버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새로운 일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그게 이상하게 변형되어서 신입생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바뀌었다.


기존 멤버들은 신입생들을 괴롭히면서 자신들에게 이렇게 막강한 권한이 있다는 걸 과시하고, 이런 것을 견디어 내야만 우리 조직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며 떠벌린다. 하나도 좋을 게 없는 이런 "신고식"이라는 게 과연 미국에도 있을까?



미국도 사람 사는 곳이라 '신고식'이 있다. 특히 미국 대학은 알파, 베타, 감마, 파이 등 온갖 그리스어를 이름으로 가지고 있는 fraternity가 있는데, 우리식으로 보면 대학 내의 남학생 사교모임 같은 것이다. 여학생 사교모임은 sorority라고 한다. 활동 자체가 비밀스러운 모임도 있고, 많은 이들이 꼭 가입하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인 곳도 있다.


하지만 원한다고 모두 다 가입할 수는 없는 법. 어떤 곳들은 신입생들에게 혹독한 미션을 줘서 그걸 통과해야만 정식 멤버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신입생을 괴롭히는 신고식을 영어로는 hazing이라고 한다. haze는 '미로'라는 뜻 외에도 "못살게 굴다, 싫어하는 일을 시켜 괴롭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신고'가 그 '신고'는 아니지만, 지나친 '신고'식을 보게 된다면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배 운  단 어  써 먹 기


A: I want to joint that fraternity.
B: Not me. You need to survive the hazing to be a member.


A: 저 사교모임에 가입하고 싶어.
B: 난 아니야. 저기 멤버가 되려면 신고식을 치러야 한대.

매거진의 이전글 날벼락? 물벼락? 돈벼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