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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이삭금 Dec 14. 2023

책도 영화도 좋았던

<Jurassic Park 쥬라기 공원>

마지막 글을 쓴 지도 꽤 지났다.

벌써 2023년도 다 끝나가는 마당이니.


랜만에 브런치 돌아왔다.

이제 다시 꾸준히 글을 올려보려고 한다.


그 시작은, 역시나 책.




출처: 교보문고


마이클 크라이튼의 책 <Jurassic Park>을 읽었다. 원래는 이게 1편이고 <Lost World>가 2편인데, 어쩌다 보니 2편을 먼저 읽고 1편을 나중에 읽었다. 2편이 후속작이기는 하지만, 내용이 나름 독자적으로 흘러가고 등장인물도 다르다 보니 읽는 순서가 뒤바뀌었어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어느 돈 많은 양반이 최신 과학을 이용해서 떼돈을 벌 수 있는 놀이 공원을 만들려고 했다. 이름하야 '쥐라기 공원'. 물론 남들에게 내 보이는 이유는 그럴듯했다.


누가 공룡을 마다하겠는가?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공룡을 보여주며 꿈과 희망을 품게 하자!

박물관 안에서 뼈다귀만 드러낸 채 먼지를 뒤집어쓰는 공룡을 과학기술을 통해 현실로 데리고 오자!


과연 그게 가능할까?


책에서는 호박 속에 갇힌 모기를 이용해서 공룡의 DNA를 복원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모기 속에 들어있던 공룡의 피에서 DNA를 복구할 수 있었던 것. 그런데, 가능하다고 해서 계속해도 되는 걸까?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문장 하나.


Scientists are actually preoccupied with accomplishment. So they are focused on whether they can do something. They never stop to ask if they should do something. (p. 318).
과학자들은 성취에 너무 몰입되어 있어요. 이걸 해 낼 수 있느냐 없느냐에만 집중하죠.
이걸 하는 게 과연 좋은 일인지 아무도 묻지 않아요.



아무래도 마이클 크라이튼의 책들은 과학의 섣부른 설레발, 깊은 고민 없는 성취를 경고하는 내용이 많다.

이 책이 나온 지 30년이나 지났지만, 저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과학을 무시하거나, 억압하거나, 비난할 의도는 없다. (나는 과학을 무척 좋아한다.) 다만 과학의 진보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고, 안정망을 구축하고,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협의가 필요한 시점인 거 같다.


요새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도 그렇지 않은가.

나는 인공지능 기술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 무궁한 가능성을 우리가 분명 더 잘 활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문제는 그 기술이 오남용 될 때다. 이 선진 기술이 악용되지 않도록 서둘러 토론을 하고 합의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좋은 소설이란 이렇게 현재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비록 삼십 년이나 지난 책이라 할지라도.


덧말) 공룡 박사로도 통하는 고생물학자 박진영에 의하면 이 시기의 공식 명칭은 '쥐라기'이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됐던 1993년에는 정해진 공식 명칭이 없어서 '쥬라기 공원'으로 번역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와서 영화 제목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 '쥐라기' 공룡이 나오는 영화의 제목은 여전히 '쥬라기' 공원이다.


더군다나 영화 <쥬라기 공원>에는 쥐라기 시대 공룡보다 백악기 공룡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여러 모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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