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떻게 살 것인가
저자: 유시민
출판사: 생각의 길
출처: 교보문고
그러고 보면 언제나 사람들 곁에 있었다. 정치인으로, 작가로, 지식예능인(?)으로, 인기 유튜버로. 그를 모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잘 알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게 됐다. 유시민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
그의 책은 읽은 게 없다. 워낙 베스트셀러가 많아 제목은 익히 들어왔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질 않았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순전히 텔레비전 예능 <알쓸신잡> 덕분이다. 그전에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에서 '지식인'의 이미지로 바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렇게 아는 게 많은 사람, 통찰력이 뛰어나면서도 공감력도 큰 사람, 많은 일을 겪고도 인자한 미소를 짓는 사람의 책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정치인으로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 자신이 욕도 많이 먹고, 비난의 화살을 받기도 했다. 반면 큰 칭찬과 박수를 받은 적도 많다. 울분을 토하기도 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하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유능한 작가로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저술했고, 지식과 입담을 뽐내며 TV에도 진출했다.
그런데 내가 책을 읽으며 받은 느낌은 그는 '어른'이라는 것이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인생을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어른으로서, 내 앞에서 차근차근히 조언을 해주는 것 같았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았다.
자, 그래서. 이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실천만 남았다.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든 생각.
자기 계발서 류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공감하며 읽게 된다.
진짜 어른의 조언이란, 이런 거구나.
내가 어른이 됐을 때, 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생각하며' 사는 삶. 멋지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보시라.
내가 사랑한 책 속 문장들
1.
나는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켠 다음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마음이 고요해진다. 비행기에서 책을 읽은 것이 도대체 얼마 만인가!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까지 50분 동안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독서에 몰입한 내가 자랑스럽다. 가슴에서 따뜻한 기운이 올라와 온몸으로 번져간다. 돋보기를 접어 넣으며 생각해 본다. 그래, 이게 나야. 그런데 이런 행복한 느낌이 얼마 만인가? (p. 6)
이게 나야, 하는 느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소중한 느낌.
2.
만약 지금까지 살아온 그대로 계속해서 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이미 훌륭한 인생이다. 그대로 가면 된다. (p. 34)
고맙습니다. 훌륭하다고 해 주셔서.
3.
상처받지 않는 삶은 없다. 상처받지 않고 살아야 행복한 것도 아니다.
...
그렇게 자신의 인격적 존엄과 인생의 품격을 지켜나가려고 분투하는 사람만이 타인의 위로를 받아 상처를 치유할 수 있으며 타인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다. (p. 56)
4.
카뮈가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금 이 순간 자유로운 존재로서 있는 힘을 다해 살라는 것이다. (p. 57)
(힘 있고 우렁차게) 네!
5.
삶의 '위대한 세 영역'은 사랑, 일, 놀이이다. (p. 61)
그 위대한 세 영역에서 나름 열심히 분투하고 있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