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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소나무

정 옥 임

by 불이삭금

소녀와 소나무


정 옥 임



문득 떠오른 그날의 기억


하얗게 서리가 내린 뒷동산 소나무

소녀는 갈퀴를 들어 탁탁 때린다


우수수 떨어져 수북이 쌓이는 솔잎

갈퀴로 긁어모아 망태기에 담는다


그렇게 가져온 솔잎으로

불을 피워 고구마도 찌고

맛있는 밥도 짓는다


문득 떠오른 그날의 기억


그때는 소나무도 푸르렀지

그때는 나도 소녀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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