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6. 나의 소중한

by 로지

# 무의식의 경로


의식적으로 하루의 루틴을 바르게 맞추고 늦은 새벽 오늘을 마감하기까지 꽤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중심이 바로 서야 한다는 신념이 강한지라 내가 허투루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취미나 특기, 관심사, 여가, 휴식 등 놓치고 사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앨리스의 학업이 길어진 올해의 시작점부터 물리적으로 시간이 늘어나버려서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을 해야 하는지 난감에 빠진 날이 적지 않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빈둥대는 것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럴 수 없는 입장이라고 스스로 정해놓다 보니 생긴 압박감이랄까.

힘들거나 피곤하다는 것은 아니었기에 한번 사는 삶.

나는 왜 평안한 시간 보냄을 하지 못하는가에 대하여 고찰을 해본 적이 있다.

하루의 일과 중 핵심의 사항이 있을 땐 마감을 코앞에 둔 기자처럼 산만하기 그지없다.

그중 한 가지라도 계획처럼 되지 않았을 경우 불편한 마음을 추스리기가 어렵다.

긍정적인 사고 회로가 24시간 돌아감에도 막연한 정신승리는 용납하지 않는다.

마땅하지 않은 결과가 손바닥에 올려졌을 때 한 가지라도 수용할 수 있는 점이 확인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성찰의 시간을 보낸 후 정교한 계획을 한다.

이런 성격의 엄마를 둔 앨리스가 마냥 안쓰럽다는 친구들은, 특히 앨리스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는 나의 넘치는 파이팅에 조금만 힘을 빼라고 조언한다.

완력조절능력이 필요할 테지만 막상 해가 뜨는 이른 새벽부턴 오늘의 할 일 리스트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움직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 못한다.

이미 프로그램이 장착되어 흔들림 없이 움직이는 기계화에 적응이 된 모습이다.

생각의 발전이 있다면 다른 스케줄을 그 사이사이에 끼어 넣어 오늘의 활동력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참 피곤한 삶을 지향하는 편이다.

이런 세계관을 갖고 있는 내가 좋기도 하고 가끔 어떤 일정이든 과감하게 던지고 즉흥적으로 환기를 시켜줄 줄 아는 돌봄을 해 주기를 바란다.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건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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