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
아주 아주 먼 옛날, 어떤 강아지가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떠났대요. 인간이 우주를 가보기도 전에 말이에요.
아빠가 자기 전 읽어준 책에서 원숭이와 강아지가 우주복을 입고 웃고 있는 그림을 봤어요. 그 강아지의 털이 부드러워 보여서 복실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어요. 아빠는 복실이가 아주 고맙게도 우리를 대신해서 먼저 우주 여행을 떠났다고 말했죠.
복실이가 봤을 푸른 지구와 붉은 태양, 보석을 뿌린 듯 반짝이는 은하수를 상상했어요. 복실이는 분명 제 상상보다 더 환상적인 풍경을 봤을 거예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아빠는 이불을 덮어준 후 "잘 자"라고 인사를 하고 내 방에서 나가며 문을 닫아주었어요. 어두운 방 안에 혼자 남겨진 저는 엉엉 울고 말았어요. 복실이를 생각하면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