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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이령 Nov 10. 2024

나를 파괴하는 순간

누군가에게 준 어떤 상처는 돌고 돌아 나에게로 온다.

너와 헤어지고 받은 마지막 메시지에 나는 답장하지 않았다. 그때는 너와 헤어지면 내가 반드시 행복해질 줄 알았으니까.



휴대전화의 메시지 화면 안. 깜박이는 커서. 그 위로는 이전에 네가 보낸 장문의 메시지가 보였다.


멀리서 지나가는 너를 보았어. 친구로라도 널 응원하고 싶은데, 그렇게도 안 되는 걸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해 줘.



잘 지내?


침대에 누워서 휴대전화 속 메시지 화면에서 세 글자를 여러 번 썼다 지웠다.



1년 전 우리는 헤어졌다. 내가 직장을 다니며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고 있을 때, 너는 학부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생이 되었다. 수없이 많은 탈락 앞에 나날이 자아가 쪼그라들던 취업 준비생. 너는 이 사회에서 있을 곳을 찾지 못해서 항상 내 옆에 있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의 틈을 내어줄 수 없었다. 평일에는 퇴근 후 대학원 야간 강의를 듣고 나서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피곤한 눈을 크게 뜨고 논문을 썼다. 나는 간절하게 지금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네가 취업하지 못해도 먹여 살릴 정도의 능력이 갖고 싶었다. 너를 위해 사는 것이 나를 위해 사는 것이니까.


한 번 잠이 들면 깊게 잠들었다. 그럴 때면 잠이 오지 않는 너는 내 휴대전화를 열어보았다. SNS와 결제 내역을 보다가 잠든 날 흔들어서 깨우는 날도 있었다. 그러면 너는 눈도 못 뜨는 나에게 대학원 동기와 주고받은 연락이나 직장 회식으로 갔던 술자리에 관해서 물어보았다. 한참을 물어보고,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나에게 조금 서운해하다가 내 옆에서 잠들었다. 너를 꼭 안아주면서 얼마나 더 만나야 우리 사이가 서로를 태우지 않을 만큼 적당한 거리가 될지를 생각했다.


누군가 우리가 헤어진 이유를 물으면 너라고 대답했다. 너의 자격지심과 아이 같음을 말하며 나는 그 뒤로 숨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우리가 너무 뜨거웠기 때문이라고, 미지근한 온도에서 지속되는 관계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우리가 미지근했더라도 우리가 헤어졌을거라 생각하며 그 이야기들을 흘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 나에게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헤어지는 순간에도 나는 네 탓을 했다.


너는 헤어짐을 말하는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빌고 있었다. 우리 아직 서로 좋아하지 않냐고. 이러지 말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하며. 어김없이 잔뜩 쪼그라든 모습이었다. 무릎을 꿇으라고 말하면 당장이라고 그럴 것처럼, 너는 내 앞에서 점점 침전하고 있었다. 그렇게 너는 울다가 화를 내다가 나를 설득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그런 대화들은 의미를 상실했다.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우리가 헤어지는 것. 하지만 아무리 좋게 말해도 너는 듣지 않았다. 머리가 아파왔다. 더이상 무의미한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당장이라고 울고 있는 네가 내 방에서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내가 얼마나 더 말해야 알아듣겠어? 네가 이렇게 나를 이해해 주지 않아서 우리가 헤어지는 거야.


내가 잘 할게. 내가 다 미안해. 한 번만. 한 번만 다시 생각해줘.


네가 직업이 있었다면, 그래서 나에게 숨 쉴 시간을 줬더라면 우리는 헤어지지 않았을거야. 나는 이미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너에게 어떤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고.   


진실을 숨기는 것이 너에게 조금이라도 덜 상처 주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네가 붙잡으면 나는 너에게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이제 너를 사랑하지 않아. 이제 나를 좀 놓아줘.


그 말에 너의 눈동자는 생기를 잃었다. 텅 빈 것처럼. 그러고는 나를 붙잡던 손에서 힘을 풀었다. 아니, 온 몸에 힘이 풀린 듯이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나는 그런 너를 못 본 척 돌아섰다. 내가 할 말은 다 했다는 듯이. 너는 텅 빈 눈으로 주변에 있는 너의 물건을 주섬주섬 챙기더니 집을 나갔다. 그 뒷모습이 내가 본 너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혼자 남은 방에서 시원하고도 외로운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멀리서 지나가는 너를 보았어. 친구로라도 널 응원하고 싶은데, 그렇게도 안 되는 걸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해 줘.


네가 그 문자를 마지막으로 질척이지 않게 됐을 때 그제야 나는 죄책감에 벗어나 후련해졌다. 너는 언제부턴가 내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나에게 죄책감을 주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헤어진 것은 너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건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네가 마지막 문자를 보낸 저녁에는 지도 교수와 밥을 먹었다. 그날 낮에 논문 지도를 받다가, 그에게 너와 마침내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가 밥을 사주겠다고 했다. 지도 교수는 너도 알고 있는 그 사람이다. 그가 나의 지도 교수가 됐을 때 나는 너에게 투정을 부렸었다. 석사 마지막 학기에 은퇴를 앞둔 교수에서 갓 새로 부임한 젊은 교수로 지도 교수가 바뀌었다. 그건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그도 그걸 알고 있는지, 아니면 초임 교수의 열정이었는지, 나에게는 늘 잘해주었다. 틈틈이 격려의 문자도 보내주고, 개인 지도 시간에 커피와 간식을 사놓고 나를 기다리기도 했었다. 그가 아니었으면 괴로웠을 개인 지도 시간이 기다려졌던 것은 그가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겨울, 갑작스럽게 야근을 하고 개인 지도를 늦은 날이 있었다. 하필이면 그날까지 교수님에게 확인받아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퇴근이 늦어지고 밤이 깊어질수록 마음이 초조해졌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에게 정중하게 일정을 미뤄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연구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으니 천천히 오라며 답장했다. 저녁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그날은 퇴근하는 길이 유난히 추웠다. 내 마음과 다르게 길가에는 캐럴이 울렸고 작은 전구들이 반짝거렸다. 눈길을 걷는 사람들은 입김을 내뿜으며 설레여했다. 연말 분위기에 내 어깨는 더욱 위축되었다. 눈길 위를 달리는 버스는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나의 내면에서는 주제에 안 맞게 공부를 계속하는 건 욕심이 아닌지를 나에게 자꾸 묻고 있었다. 갑자기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그냥 이 자리에 주저앉고 싶은 기분이었다.


학교에 도착하자 사방이 깜깜했다. 건물에 들어가자 까만 복도 한 곳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여기로 들어오라는 듯이. 노크하고 연구실에 들어가자 따뜻하고 아늑해서 어깨의 긴장이 풀렸다. 교수님은 언제나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나도 그 시간을 기다렸다. 직장과 학업에 치여 살던 나에게 그의 연구실에서 논문을 쓰던 시간은 잠시나마 숨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나의 모든 것을 인정해 주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마치 유능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인정받는 느낌은 내가 사회에서도, 너에게서도 받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너와 헤어지고 교수님과 처음으로 밖에서 밥을 먹던 날, 나는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교수님은 그런 나를 보고 힘내라며 앞접시에 고기를 올려주었다. 그리고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며, 왜 헤어진 거냐며.


그냥… 입장이 너무 달랐어요. 저는 직장인이고, 바쁘고, 그 친구는 취업 준비 중이었으니까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나 봐요.


그는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도 오래 만난 여자친구가 있어요. 한 6년 정도. 우리도 서로 입장이 아주 달라요. 여자친구는 결혼을 하고 싶어 하고, 저는 준비가 아직 안 됐거든요. 그것 때문에 지금 사이가 소원해졌어요.


교수님의 연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손끝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따끔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나는 너의 마지막 문자를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너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날 교수님과 나는 고기를 먹으면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했고, 자리를 옮겨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집에 들어와서 시간을 보니 새벽이 되어있었다.


그날 이후로 교수님과 더 많이 연락하고, 개인 지도를 핑계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마음속에서 쉽게 합리화되었고 희석되었다. 나는 하루 종일 그의 생각을 하며 지냈다. 나의 세상에는 그와 나밖에 없었으므로 그 외 다른 사람들은 블러처리 된 것처럼 뿌옇게 흐려졌다. 한동안은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살았다.



졸업 논문이 통과되고 졸업하게 되었을 때는 마음이 한결 더 편해졌다. 그때쯤 내가 가지고 있던 죄책감은 이미 다 마신 콜라 캔처럼 찌그러져 있었다. 그와 목적 없이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졸업식 날 그는 석양을 같이 보러 가자고 말했다. 우리는 함께 이른 저녁을 먹고 차를 타고 학교 뒤 너른 공터로 향했다. 서서히 해가 지면서 하늘의 색이 바뀌었다. 오렌지빛 하늘 아래에서 나는 평생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말했다.


교수님, 헤어지세요.


그는 나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손을 잡았다. 하늘이 점점 까맣게 변했다. 나는 그를 믿어보려고 했다.



내 생각처럼 졸업 후에도 그와 만남은 이어졌다. 늦겨울의 바람은 차가웠고 봄이 아직 오지 않은 시기였다. 학교가 개강하기 전에 직장 휴가를 받아 함께 교외로 놀러 갔다. 매일 학교와 그 주변에서 학생과 교수의 관계로 만나다가 차를 타고 이렇게 멀리 나간 것은 처음이었다. 그 시기는 계속 꿈을 꾸는 것만 같아서 가끔 꿈과 현실이 가끔 헷갈렸다. 차를 타고도 하늘에 붕 뜬 것 같은 기분으로 그와 함께 있었다. 우리는 다른 연인들이 평범하게 하는 데이트를 했다. 맛집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그래도 그는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날 하루 동안은 그의 사랑을 받는 유일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그 전화가 오지 않았더라면 완벽한 하루가 됐을 텐데.



집으로 가는 길 나는 조수석에서 앉아 운전을 하는 그에게 조잘대며 이야기 있었다. 우린 둘 다 웃고 있었다. 이렇게 신나고 들뜬 마음을 감출 이유가 없었다. 그때 차량 블루투스가 연결되어 있던 그의 폰이 음악을 잠시 멈추더니 곧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전화벨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의 휴대전화를 쳐다 보았다. 휴대전화에는 지현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 이름을 보자마자 운전을 하던 그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난감한 표정이 되더니 급하게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러고는 나의 표정을 살폈다. 아마 난감한 그의 표정만큼이나 무슨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는 그런 얼굴이었겠지.  


나 잠시 전화 좀 받고 올게.


그는 휴대전화를 두 손으로 받쳐 들더니 그대로 차에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의 전 연인의 이름을 몰랐지만, 직감적으로 그녀가 그에게 전화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차 안에 나를 두고 차 밖에서 양손으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계속 미간을 찌푸린 표정을 지으며 뭔가를 말하는 것 같았다. 그는 전화를 끊고 차로 돌아오며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 있어?


나는 모르는 척 그에게 물었다. 그는 나를 속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전 여자친구. 갑자기 만나자고 하네.


……. 나가려고?


마지막에 제대로 인사도 못한 것 같아서. 일단 가봐야할 것 같아.  


그 후로 집에 갈 때까지 우리는 말이 없었다. 가지 말라고 소리치고 붙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일단 그를 보내고 믿어주는 수밖에. 적막하고 어두운 차 안에서 각자 답답한 시간을 보낸 후 나의 집 앞에서 흩어졌다. 집에 도착하자 두 다리가 땅에 단단히 닿고 있는 게 느껴졌다. 발이 너무 무거웠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일어날 수 없었다.



그와 그녀가 만나기로 한 날. 초조하게 연락을 기다렸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 후에 그는 전화도 메시지도 잘 받지 않았다. 어쩌다가 연락이 되어도 바쁘다는 말 한 마디로 나의 연락을 끊었다. 그렇게 우리는 영영 끊겼다. 얼마 간은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매일매일 기다렸다. 개강하고 나서니까 진짜 바쁜 것은 아닐까. 우리가 서로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연락 없는 시간이 길어지자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와 나의 사랑에서 더이상은 비굴해지고 싶지 않다는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찾아가지 않고 붙잡지 않고 놓아주는 것. 아니, 사실은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그의 마음을 알기에.


그와의 이별을 꾸역꾸역 소화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 그와 헤어지고 나서 흉통이 계속되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점점 괜찮아졌다. 세상에 한없이 작아져서 땅을 기어다니는 것 같은 기분도 3개월 정도 지나자 괜찮아졌다.


오늘은 휴대전화를 바꿨다. 그와의 추억이 담긴 폰을 폐기하기로 하며 마지막으로 정리했다. 거기에 너의 메시지가 있었다. 너와 나는 둘 다 스마트폰을 썼지만 언젠가부터 SNS 메시지 대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그 이유를 잘 기억하지 못했는데 너와 나의 메시지를 다시 보며 알게 되었다. 나는 너의 메시지를 읽고도 답장하지 않고 잠든 적이 많았다. 어느 날 그게 답답했던 너는 수신이 표시되지 않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고 말했다. 차라리 모르고 싶다고, 너는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그때는 마냥 네가 이해 안 되고 답답했는데, 이제는 네가 무슨 기분이었는지 알 것만 같다. 그때뿐만 아니라 나를 만나면서 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얼마나 참담했을지, 이별 후 얼마나 무너졌을지도 전부 알 것만 같았다. 휴대전화에서 그의 번호를 지우면서 너의 번호를 지우지 못했다.


알고 보니 나에게는 그와의 이별을 이겨내는 게 더 쉬운 일이었다. 요즘도 너와 행복했던 순간이 꿈에 나온다. 너와 나는 눈만 마주치면 웃었다. 그래서 장난스럽게 눈이 마주쳐도 웃지 않기로 내기를 했다. 그 게임을 시작하고 서로를 바라보자마자 웃음이 터져나왔다. 우리에게도 웃지 않으려고 해도 웃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그와 이별하는 순간부터 사실 난 다시 너를 떠올렸다. 나는 아마 너를 평생 궁금해하고 잘 지내냐는 말을 매번 속으로 삼킬지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모든 이별에 순간에 너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너를 생각한다. 휴대전화를 열고 깜박이는 커서에 세 글자를 넣는다.


잘 지내?


보내지 못할 문자메시지들이 나의 임시보관함을 가득 채운다. 똑같은 메시지 중 하나를 누르다가 다른 곳을 잘 못 누른다. 그러자 팝업이 뜬다.  


이 메시지를 삭제 하시겠습니까?


폰에 뜬 팝업에 아니오 버튼을 부른다. 가득 채운 너를 비우고 싶지 않아서 그대로 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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