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한 가지 마음속 단어_28

희망하다

by 맑은날의 무지개

정말 많이 자고 있다.

빨간 날이 끝나고 다시 검은 날들이 밀려와

늘어지게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꼭 이번 주를 떠올려야겠다. 싶을 정도로 잠을 계속 자고 있다.

'어디 아픈 건 아닌가..? ' 싶다가도 이 정도 자고 나면 웬만치 아픈 것도

회복이 되었을 것 같기도 해서 그러려니 하고 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히터도 전기장판도

그 어떤 것에도 도움받지 않고

체온과 이불만으로 잠들 수 있는 계절

그렇기 때문에 더 잠을 많이 자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직 나의 체온만으로 잠을 이루고 있다.

오직 나의 몸으로만 버티던 날들도 있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할 수 없는 것은 늘어갔다.

돌아보면

멈추어가는 몸보다

멈춰지고 있는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힘든 일이었던 것 같다.



몇 번을 반복하고 나니

그 또한 익숙해지고

몇 번을 지나고 나니

그 또한 무뎌지고 있었지만

두려움은 신기하게도

그게 그거 같은 비슷한 옷이 가득한 옷장에

신상이라며

또다시 그게 그거 같은 새로운 옷을 채우는 것처럼

매번 새롭게 다가왔다.









연휴 내내

자고 일어나 깨어있던

몇 시간 안되는 그 순간에

여름 옷을 집어넣고 가을 옷을 꺼내었다.

더위가 오기 전에 미리 넣어두었던

그 옷들이

더위가 가자마자 서둘러 나오고 있다.

추위가 들어서면 이 중 몇 개는 다시금 들어갈 거고

추위가 가시기 시작하면

익숙한 듯 나오기 시작할 거다.



"반복"

두려움도 반복된다.

같은 옷을 꺼내듯 같은 걱정이 꺼내지고

같은 자리에 두려움이 자리한다.

몇 번 입지도 못하고 다시금 옷장에

넣어야 하는 특히 좋아하는 옷에 대한 아쉬움을 안겨주는

지나가는 계절처럼

두려움과 통증은

어느덧 내 몸을 잡아먹고 나면 지나가버린다.

그저 반복되는 것이다.



이번 봄에 조금만 살 빼면 입어야지 하던

딱 맞아서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없게 만드는 바지를

다시 꺼냈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

달라지는 것은 늘 있다.



아직 배불리 먹을 수는 없겠지만

옷장에 다시 넣기 전에

그 바지를 입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때가 오기를

이처럼

원하는 것을 이루는 날이 되기를

바라본다.


#희망하다_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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