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한 가지 마음속 단어_36

그냥 해

by 맑은날의 무지개

키오스크 앞에서 서성이다가 뒤를 돌아본다.

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고민을 시작한다.

커피 한 잔을 고를 때도

이거 눌렀다가 저거 눌렀다가

옆으로 갔다가 다시 왔다가

뜨겁다가 차갑다가 다시 뜨겁다가

차가운 걸 할 걸 후회도 했다가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고 준비도 많이 할 생각만 많이 하는 나는

실패를 기대하는 완벽주의자 일지도 모른다.

혹은

포기를 목표로 삼은 완벽주의자 거나

어쨌거나

완벽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은

그 또한

변명 꺼리는 만드는 일이긴 하지만

왠지 실패와 포기가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남은 것 없는 날의

위안이라도 삼고 싶어서 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해."

쉽고도 어려운 말

그냥 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눈으로 그 사람의 삶을 지켜본 경우는 없어서

공감이 안되던 말이었는데,

이제는 이해는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하는 것이

결국 완벽해질 수 있다는 아이러니에

나의 완벽은 애초부터 틀린 것이었나!! 싶기도 하다.

사실 완벽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으니

속내를 들킨 것 같은 부끄러움이 들었다.

그냥 할 수 있다는 것이 어렵다 생각했는데

그 말은 [지금이 아니면]을 달고 있었다.

지금을 산다는 것,

후회스러운 과거가 아닌

불안한 미래가 아닌

지금을 산다는 것은

그냥 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할 수 없는 것도 해보는

그냥 하는 것이

내게는 많이 필요한 것.

대략 6개월의 계약기간이 다시 끝난다.

계절은 변하지만

나는 변한 것이 있었나 싶다.

나는 다시 불안하고 나는 다시 걱정한다.

나는 다시 기준을 잡고 나는 다시 포기한다.

그럼에도 시도했던 순간에

완벽을 만들진 못해도 변화를 남겼던 시간이

내게도 있다.

구직란을 뒤적이며 걱정이 밀려오지만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할 수 있을까..하는 용기로

그냥 해보자.

타협은 있어도 포기는 없는 삷

언젠가 진짜로 완벽을 얻어낼 수 있는 삶.

나도

나는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냥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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