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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앨리 Aug 03. 2021

도망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직장인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요즘 나의 뇌리에 강하게 남은 광고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여기어때' 광고이다. 선우정아의 노래인 '도망가자' 위트 있게 사용한  광고를 보면서 아직 가지 못한 여름휴가에 대해 상상해 보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직장인인 내게 여행은 특별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왠지 모를 무기력감에 빠지거나,  고르기가 필요할 때면 짧게라도 여행을 떠나는 것은  힘이 되곤 했다. 코로나로 여행다운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여행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지  느끼는 요즘이다. 여행이 주는 특별함은 우리가 쓰는 말에서도 드러난다. ‘여행 갈까?’라는 말에는 일상을 벗어나고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는 마음마저 담겨 있는 것이다. 아마도 여행이 반복되는 일상에 에너지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신입 시절, 미리 산, 비행기 티켓은 내게 야근과 직장 내 스트레스를 견디는 강력한 힘을 주었다. 야근 후, 맥주 한잔을 하면서 여행지 정보를 찾아보고 루트를 짜면서 느끼는 설렘은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기분 전환을 위한 여행이 반복되면서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변한 것이 없는 일상에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직장 생활의 기간만 쌓였지, 전문가가 되기 어려운 나의 상황에서 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행을 다녀와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여행을 다녀온 뒤 유튜브로 여행 영상을 남기고 여행기를 쓰면서 일상에 잘 적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다닌 여행이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지식을 얻어 돌아오고 싶다면 떠날 때, 지식을 몸에 지니고 가야 한다’는 영국 시인 사무엘 존슨의 명언처럼 여행을 일상 도피의 방법으로 여기기보다는 지역과 사람, 삶에 대한 다양한 호기심은 가지고 가는 여행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여행을 통해 삶의 힌트를 얻고, 그 힌트를 일상에 활용하면서 여행 이후의 삶에 적용해 나갈 에너지로 만들어보고 싶다. 여행이 답답한 일상을 바꿔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일상에 중심을 두고 여행에서 얻은 힌트와 깨달음으로 일상에 적용하고 활용할 줄 아는 내 삶의 여행가가 되고 싶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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