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목) 퇴근길 한 줄
대화가 어느 순간 끊기고
정적의 시간이 찾아올 때,
내 안에서 천사가 지나갈 때,
사물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다가온다.
- 사물의 뒷모습 中
추석 연휴 전, 논의를 시작한 라이브 방송이 오늘 저녁에 마무리되었다. 라이브 방송 당일인 오늘은 관계사, 촬영진, 출연진 등의 요청에 응대하고, 광고 노출과 반응을 체크하고 소재와 노출 빈도에 변화를 주었다.
통화도 통화지만 쏟아지는 단톡과 데이터를 보고 있다 보니 종일 사람과 숫자에 둘러싸여 말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방송을 마치고 뒷정리를 마친 공간에 조명까지 꺼지고 나니 내 주변의 대화도 끊어지고 순간 정적이 흐른다.
종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져서 침묵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커서였을까, 오늘 이 정적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함께 고생한 후배에게 ‘오늘 정말 수고했어.’라고 톡을 보내려다 나보다 더 시달렸을 후배도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게 자연스러운 본능이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들려오는 게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퇴근 후, 오늘 밤은 사람들로부터 멀어져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라벤더 바스 솔트를 풀어준 뜨근한 물을 받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시원한 맥주 딱! 한잔 하면서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해봐야겠다. ‘오늘의 나야, 오늘도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