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금) 퇴근길 한 줄
좋은 부부관계는
'나, 너, 우리'가 조화를 이룬 관계다.
어딘가에 균형점이 있게 마련이며,
그것을 넘어서면 오히려 관계에 해가 된다.
- 관계를 읽는 시간 中
3일간의 연휴기간 동안 어떤 쉼을 채우는 시간을 가질까 생각하는 퇴근길이다. 해야 할 것들에 쫓기지 않고, 자고 먹고 걷는 모습을 그려보다.
'나를 위한 휴식, 가장 나다운 휴식은 무엇일까?'
아침에 커피 한 잔 하고, 걷고, 글을 읽고 쓰기, 가고 싶던 카페를 투어 하고, 서점 가서 책 투어하고 등등등. 문득,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아닌 혼자 하는 것을 나다운 휴식이라 생각하고 있는 내 모습에 놀랐다. 그리고 반려자와 내가 함께 좋아하는 것을 해 본적이 언제였나 떠올려보았다. 추석에 서울로 돌아오면서 막히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무령왕릉을 들린 것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았다.
'지난주, 연휴엔 뭐했지?'
나는 내가 해야 할 것을 하며 열중하는 모습인데, 반려자는 비 오는 날 걷고 와서 젖은 옷과 신발을 빨아주고, 신경 쓰이는 일 때문에 속이 좋지 않다고 하면 누룽지를 끓여 챙겨주는 모습만 그려졌다. 자신의 시간을 나의 일정에 맞춰 배려하고 있는 반려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데 나는 반려자의 배려를 당연하게 받으며 그를 위해 시간을 쓰거나 그의 일상을 존중하기 위한 노력을 덜하고 있었다. 우리 부부의 쉼은 균형점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반려자 혼자,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다 지치지 않도록, 양가 부모님께 안부 전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함께 반찬을 만들고,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대화들을 나누며 막연히 쫓기는 기분으로 보낸 이번 주를 비워내고, 소중하고 귀한 사람과의 추억을 채워보려 한다. 그렇게 머리에 지식과 노하우를 채우는 시간보다 마음이 치유되는 시간의 즐거움을 느끼는 연휴를 그려본다. 물론, 반려자가 원치 않으면, 나는 이번 주도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