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퇴근길 한 줄
걸으면서 쫓아 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생각이란 없다.
- 쇠렌 키르케고르 -
3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출근한 오늘, 뭔가 부산하게 보낸 오전 근무를 마쳤다. 점심시간이 되자, 나는 서둘러 회사 근처 공원으로 틈새 산책을 나갔다. 걸으면서 생각했다.
'특별히 바쁘고 급한 일은 아니었는데, 마음이 왜 부산했을까?'
일을 하는 사이 문득 '아, 빨리 브런치 글을 다듬어야 하는데...', '책 반납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빨리 봐야 하는데...'라는 많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내게 우선순위가 높은 일을 방치해 놓은 탓에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산했던 것이다. 생각을 비워내지도, 내게 우선순위가 높은 일을 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마음만 심란했던 것이다.
한 때, 나는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이라 생각했고, 스스로 돌보고 챙기는 시간은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나를 위한 시간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오늘은 나를 챙기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회사 일을 하면서도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점심시간 3킬로 정도 틈새 산책으로 불필요한 생각은 날리고, 마음을 챙긴 나는 오후에는 하기 싫다는 생각 대신 일단 그냥 일을 빨리 시작했다. 그리고 틈새 산책 덕분에 이렇게 생각보다 퇴근을 하고 있음에 감사한 오늘이다. 혹, 예상치 못한 분주한 하루를 보냈나요?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잠시 일을 멈추고 불필요한 생각을 쫓아내어 버리는 걷기를 하러 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