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어른 김장하"라는 영화를 보러갔다.
때마침 영화제가 있어서 1000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사실 다큐멘터리라 2학년인 딸랑구가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냥 보여주고 싶었다. 어른이 있는 사회에 관한 영상을...
그래도 아직 세상에는 어른스러운 사람들이 아주 소수이지만 있다는 것을 알려는 주고 싶었다.
뉴스에 올라온 사건들과 이야기들은 과연 이게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싶은 일들
괴기한 사건들이 정말 한국에 일어난 사건이 맞나 싶은 자극적은 뉴스기사를 보면서 아이들이 볼까봐 두렵기까지 하다. 도덕적 관념과 자기 절제라고는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특출나서 기사에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TV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혼란스럽게 느껴질때가 많다. 아이들에게 정말 어른이라고 할만한 롤모델이 없는 사회인 것 같다.
요즘 나는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모르겠다. 정말 이런 사람이었는지 모를정도로 변하는 사람들, 상식이라고는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예전보다 훨씬 빈도가 높아진 기분이 든다. 내가 나이가 먹어서 오래살다보니 갈수록 못만났던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걸까? 예전엔 만나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들이 조금 늘어나는 것 같다.
그래서 예전처럼 사람들에게 막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지 못할때가 많다. 내가 몇번 만나서 보고 들었을때와는 달리 완전 돌변한 모습들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나에게 질문해서 커뮤티니 소개도 하고 했는데 가서 보니 완전 돌아이 짓을 하는 엄마인 경우도 있어서 이젠 뭐 하나 소개하는 일도 조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환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나이가 들수록 환경의 중요성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나에게도 어른으로 닮아갈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물론 거창한 업적을 세워야 하고 많은 돈을 헌납해야하고 이런 결과물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좀 더 넓고 크게 세상을 두루 볼 줄 아는 어른이 옆에 있다면 나의 삶을 성찰하는데 큰 기준이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며 각종 기사들을 볼때마다 그냥 숨이 막힌다. 재벌들의 갑질, 부모들의 이기심으로 아이들이 버려지고, 도덕성이라고는 아예 없었던듯 각종 불륜과 성매매 사건들, 아이들을 향한 마약과 각종 온라인 도박 사건들...
과연 아이들에게 누구를 보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삶의 기준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잡을 수 있을까?
어른, 김장하를 보면서 저렇게 숨은 보석같은 어른들이 계셨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아이들보다 내가 더 어른다운 어른에 갈증을 내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사건중심이다보니 기부액수나 단체들이 나왔는데 인상적이었던 건 김장하 선생님이 사회의 불균형에 관해서 바라보는 시각이였다. 아무나 돈달라고 손을 벌리는 사람들에게 기부했던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약자라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만의 기준, 그리고 기부를 받는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의 짐도 지우지 않고, 그 선행을 받음으로써 다음 세대의 사람들에게 그것이 전달 될 수 있도록 그 정신을 물려주신 것이 아닌가. 그 당시 호주제 폐지며 여성 쉼터를 지어주고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보호에 힘을 실어주는 행동들은 남성중심 사회에서 그리고 기득권 층에서 관심을 갖기 쉬운 문제는 아니었을거라는 생각도 들고, 예술단체들처럼 수익성 사업이 아닌 단체들의 생존을 위한 다양한 지원의 모습이 정말 사회의 불균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주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아이들 주변에 좋은 어른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현실에서 볼 수 없다면 영화로라도 실존하는 인물들이 어딘가에 있다는 희망도 알려주고 싶었다. 현실에서 부모들은 너무 현실적이라(만두 갯수로도 싸우고, 게임 아이템 가지고도 싸우고....) 그런 어른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 같고 부모들도 사람이고 미숙한지라 정말 현실적으로 한참 모라자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가(진짜 부모로서 자격증 시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꼭 부모가 아니라도(다양한 가정 형태가 생겨나니 그 안에서 롤모델을 못찾는 아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 같다) 아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 같은 어른이 그래도 있는 사회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사회에서 무력감을 느끼지 않도록 아주 작지만 희망이 있고, 누군가는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로 인해서 또 도움을 받고 나 역시도 그 도움을 베풀 수 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어렵게 다큐멘터리 촬영해주셔서 감사해요.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란 저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라며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