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서재에 써놓고 오랫동안 발행하지 못한 글이다. 요런 글들이 꽤 많다. 하나씩 올려볼 계획이다.
발행을 못했다기보다는 그때는 너무 감정적으로 쏟아내며 듯 쓴 글이라 감정이 좀 사그라들면 달라질까 싶어서 그저 넣어두었다.
육아와 결혼생활은 여전히 어렵지만 아이가 어릴 때!!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아마도 그즈음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당시 고민하는 문제들이 지금은 사그라들었나? 그렇지 않다. 매일매일 억울한 순간들이 지금도 이어진다. 그런데 그때보다는 지금은 좀 더 담담해지고 감사에 포커스를 맞춰서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글을 쓸 당시보다는 지금이 아이들 보는 게 조금 수월해져서 그런지 모르겠다.
감정적인 부분들이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서재의 글을 읽어보니 그 당시 날 것의 느낌이 좋아서 하나씩 꺼내서 발행하려고 한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이딴 고리타분한 꼰대 같은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지금 당장 힘들어 죽겠는데....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등 스님 같은 소리 하는 사람들이 나는 그 당시에 짜증 났다. 당장 힘들다는 데 뭔 풀 뜯어먹는 소리를 하는 건지... 물론 그것이 답일지라도... )
지금 누군가도 결혼하고 육아를 하면서 억울함에 짜증이 솟구치는 순간들을 경험할 것이다. 나만 이렇게 억울한가 싶을 때 나보다 더한 사람, 혹은 나만큼 열 받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 때로는 위로가 될 것 같다.
새벽부터 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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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유일한 나만의 시간은 새벽시간이다. 나는 원래 올빼미형 인간이었다. 늦은 시간에 뭐든 처리해야 하고 좀 조용하고 감성이 좀 차분히 가라앉는 그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육아를 하면서는 나의 시간이라는 것이 1도 없다. 이게 나의 육아에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안 그래도 미생이 육아까지 하려니 가랑이가 찢어진다.
더구나 아이들 앞에서 본보기가 되는 모습까지 보이려니!! 나를 바꾸려니 이게 쉽냐고!!!(원래가 본보기가 될만한 성품도 아니고 성향도 아니라.... 엄마는 나에게 극한의 직업이었던 것이다) 미치고 팔짝 뛰게 힘들지만... 그래도 육아라는 인생 도전을 하루하루 해 나가고 있다. 실패하는 날이 더 많은 건.... 인정한다.
그러다... 정말 이젠 내가 숨이 턱 끝까지 치밀아 올라 버닝 되려는 그 순간쯤에 미라클 모닝이 유명세를 타고 사람들의 관심대상이었다. 그때까지도 진짜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새벽 기상이다. 왜 나면... 난 새벽에 일어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안 자면 안 잤지... 그러나 결국 나는 새벽 기상을 선택했고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암튼 새벽 기상 스토리는 너무 길어지니 다음에 다시 이야기해야겠다.
나는 아주 육아 프로 독박녀다.
아기를 낳는 시점부터 지금까지 독박의 역사가 육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허즈번드의 일중독이 아주 큰 몫을 차지한다. 심지어 나는 딩크족을 원했던 사람인데...(머 선일이고??) 둘째 돌까지는 정말 자기가 키우겠다는 이야기에 순진하게 둘째까지 낳았다. 지금 생각해도 미쳤다
허즈번드는 토요일부터 살짝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에게 불만을 토로하기엔 나는 너무 풀가동이었다. 허즈 번은 금요일까지 끝내지 못한 일로 토요일 저녁에 회사에 갔다 와야 한단다. 예전 직장에서는 주중엔 아예 못 봐도, 주말엔 보장이 되었는데 업무가 바뀌고 나서는 주말에 하루는 빠지지 않고 나가는 현실이다.
허즈번드도 바쁘겠지만 나도 사실 미치겠다. 주중 내내 종종거리고 혼자 육아하고, 주말까지 이러니 인간관계는 둘째 치고(아예 없다) 7일 내내 메어있는 느낌이다.
금요일에 늦는 경우가 많으니 아빠랑 할 수 있는 걸 일요일 스케줄로 잡는 날이 많다. 이번 주 일요일은 오전에 생태수업을 신청해 놓았다. 아빠랑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은 아이들을 위해, 아빠가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특히나 첫째가 엄청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달 전부터 신청한 프로그램이다.
신랑은 일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토요일날 밤 결국 밤을 꼴딱 세고 들어왔다. 새벽 기상을 한 탓에 허즈번드가 들어오는 걸 맞이했다. 안쓰럽기도 하고 애쓴 것 같아서 토요일 저녁에 아이들과 지지고 볶았던 나의 애씀은 입밖에 내지 않고 셀프로 토닥이고 말았다.
밤을 새우고 새벽에 들어왔으니 일요일 생태수업도 나 혼자 또 독박이 불 보듯 뻔했다. 교회 가기 전까진 자기를 깨우지 말아 달라며 들어갔다. 허즈번드가 자는데 혹시나 깰까 봐 애들 둘을 옷 입혀 간식에 오후 일정까지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결국 20분 지각이다. 맘대로 안 따라주는 애들도 힘들고 쉼 없이 달리는 일요일까지 버겁다 느껴졌다.
이래저래 도착해보니 유아반과 아동반이 나눠져 있다. 4세는 유아, 7세는 아동이다. 음..... 결국 7세 반에 합류하는 수밖에 없었다. 둘째는 맨날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지금은 아직 철 모르는 4 세지만 조금만 지나도 울고불고 떼쓰는 게 눈에 보인다.
내 맘속 한편에 아빠랑 같이 왔으면 한 명씩 데리고 가면 좋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마음에 남았다. 생태체험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 덕분에 아침에 바쁨과 피곤함도 조금은 위로를 받았다.
아이 둘과 함께 외식하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다. 각각의 요구사항은 어찌나 많은지 앉은 건지 선 건지 모른 채로 외식을 마치고 교회로 향했다. 역시나 또 조금 지각이다. 애를 안고 달려도 간당간당하다.
도착하니 허즈번드가 로비에 있다길래 애들을 남편에게 토스하고 주차를 하러 갔다. 주말이라 주차도 마땅치 않아 멀리멀리 주차를 하고 미친 듯이 달렸다. 아침부터 땀이 가지시를 않는다. 결국 주차까지 하고 오니 20분 지각..... 진이 빠진다.
오후엔 내 수업이 있다. 손 놓고 있었던 공부인데 조금이라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나마 신랑 일정이 가능할 것 같은 일요일 오후로 잡았다. 아이들과 신랑을 공원으로 보내고 출발할 예정이다.
내려오면서 허즈번드의 가장 첫 번째 말
나 배고파다.
밤샌 건 맞는데 5시부터 낮 12시까지 자고(7시간 수면 충분하지 않나?) 일어나서 혼자 챙겨서 왔으면 식사 정도는 간단히 해결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업도 가야 하고 가기 전 싸우고 싶지가 않았다.
차에서 킥보드 가져다주면서 샌드위치며 간식을 사다 주겠노라 하면서 갔다. 주차하고 샌드위치 사고 커피 사는 동안에도 전화가 온다. 언제 오냐면서 왜 이리 오래 걸리냐고!!! 욕이 입에서 튀어나오기 일보 직전이었다.등과 머리에서는 땀이 삐질삐질 나는데... (진짜.... 죽을라고.... XXX) 시끄럽고.... 금방 가니까 공원에서 놀고 있으라고 했다.
도착해서 다 챙겨서 내려주고 바로 수업으로 출발했다. 거리가 좀 있는 데다가 생소한 길이라 10분 일찍 출발했다. 다행히 도착이다 했는데 아파트 단지 안에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을 못 찾아 한참을 헤매고 또 뛰었다.
결국 10분 지각이다. 이놈의 지각인생 미치겠네... 진짜. 그래도 아직 수업 시작은 안 했다.
그렇게 정말 바쁜 일요일을 보내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향했다. 전화해서 물어보니 집 앞 식당에서 밥 먹고 있다고 했다. 바로 출발하려니 내 거도 하나 포장을 부탁했다. 이미 먹고 나왔단다. 혼자 오니까 알아서 먹고 오란다. (저 혼자 있을 때는 뭐하고 샌드위치 사 오게 해 놓고는...) 뭐... 그런가 싶어서 그래 오래간만에 자유시간이다 좋게 생각하고 홀가분하게 식당으로 들어갔다.
밥을 먹고 애들 잠잘 시간이 가까워져서 마음이 급해 집으로 왔다. 집으로 왔더니 아이들이 그래도 다 아빠랑 씻고 있었다. 잘했다 애썼다. 고생했다 얘기하는 데도 슬금슬금 불평불만이 비집고 나오는 느낌이다.
자기 어제 엄청 피곤했는데 애들 다 씼겨놓았다면서 유세를 떤다.(나 주중에 5일을 혼자 매일 씻겨도 너 나한테 전화해서 애썼다 한마디를 안 하거든??) 사실 맞장구를 치면서 잘했다 우쭈쭈를 했으면 더 좋았으련만
우리 둘 다 서로 피곤하고 애쓴 주말이었다면서 좋게 좋게 마무리를 했다.
애들을 재우러 들어가서 온 식구가 일찍 잠들었다. 신랑은 애들 자면 자기는 맥주를 먹겠다고 했었는데 자는 게 몸에 보약이지 싶어서 안 깨웠다. 오래간만에 이른 취침이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새로 준비하는 사업이 있어서 자잘하게 손가는 일이 엄청 많았다. 그나마 이 시간 아니면 일 볼 시간이 없어서 아침시간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시간이 아니면 그날 일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참을 일하다 보니 허즈번드가 나왔다. 어제 오래간만에 일찍 자서 그런지 개운하다면서
그리고 배가 고프단다.
뭐 먹을 것 없냐고.....
원래 출근을 좀 늦게 하는 편이라 남편이 아이들 데려다주는 사이에 아침은 간단히 준비한다.
그래야 시간이 쪼개지지 않고 아이들 식사를 준비하면서 웬만한 준비를 같이 할 수 있으니 시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된다.
근데 뜬금없이 새벽에 뭘 달란다. 그럼 이 시간에 해야만 하는 나의 업무나 나의 개인적인 일들을 할 수가 없다. 그런 일들은 통시 간이 있어야 생각 전개도 잘되고 흐름도 연결되어 좋은데 중간중간 뭘 하다 보면 시간이 흩어져버리는 일들을 종종 경험하다 보니 이 시간이 나에게 너무 소중하다.
"허즈 번, 나 지금 이 시간 아니면 내가 이 업무를 오늘 못 끝내니까 냉장고에서 뭐 찾아서 먹던지 해."
정말 어떤 감정을 담거나 하지 않게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새벽 기상이 원래 허즈 번의 루틴 한 일상이면 모르겠는데 이렇게 뜬금포로 이야기하니까 나의 계획이나 일정 따위는 상관없이 자신의 배고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나이가 몇 살인데 자기 먹을 것 하나 냉장고에서 꺼내먹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 (7세도 배고프면 냉장고 열고 뭐라도 꺼내먹는데... )
밥도 못 얻어먹고, 돈 많이 벌어서 이모님을 구해야겠네!!라는
빡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너 밥 해주려고 너랑 결혼했어?라는 말로 되갚아줬다.
둘 다 모지리에 남의 감정 살피는 말을 사근사근 못하는 지라..... 둘 다 날이 설대로 섰다. 특히나 자기가 워커홀릭인 만큼 자기 일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워낙에 침범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남의 시간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너무 이기적이라 느껴졌다.
나의 아침 시간이 엉망이 되었다. 잠이나 더 자지 일찍 일어나서 남의 시간만 초를 친다. 더구나 기분까지 상하게 만들었다. 기분이 별로인 상태로 할 일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주섬주섬 챙겨서 나갈 준비를 한다.
나도 기분 별로지만 서로 싸우지는 말아야지 싶어서 "홍삼즙이라도 챙겨 먹어" 했다. 됐단다. 그래... 그럼 편할 대로 해. 그리고 슝 나간다. 끝까지 감정싸움하고 싶지 않아서 현관문을 열고 갔다오라면서(진짜 이 정도면 나 인성 갑 아니야??) 허즈 번, 나는 새벽 이 시간 아니면 다른 일 못하니까 그랬는데 기분 상했어? 하고 물었다. 아니 됐어!!라는 명백한 삐침의 대답이 돌아왔다.
엘리베이터를 보내고 집으로 들어오니 설거지 통에는 설거지가 한가득 쌓여있다. 토요일 저녁부터 함께 먹은 설거지다. 아이들 도시락 통이며 수저 젓가락이 있어서 지금 안 할 수가 없다...... 한 명은 유치원 한 명은 어린이집이라, 둘 다 차량 등원 시간이 다르다. 둘의 일정을 혼자 맞춰하려니 아침이 전쟁같이 바쁘다.
내 감정을 지키고 싶어서 참고 참았는데 짜증이 버럭 올라온다.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지?
이게 결혼생활인가?
40대에 자기 먹을 것, 입을 것 정도 챙겨서 먹는 게 무슨 유세 부리며 칭찬받는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뭘 할 때, 내 옷을 챙겨줘 본 적도, 나한테 아침 일찍 나간다고 우유 한잔을 건넨 적 없는 사람이 나에게 이걸 가지고 화낼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야 당연히 지금 할 수 없고 내가 부모로서 키우기로 한 이상 나의 책임이고 역할이라, 보살피고 키워야 하는 게 맞지만, 남편이라는 건 그 아이들을 같이 키우는 동반자가 아닌가? 상대방이 바쁠 때 자기의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게 맞지 않나?
내가 이상한가? 저런 반응에 당황스럽다. 누구나 챙김 받고 사랑받으면 좋지만 여력의 한계가 있다면 아이들을 두 손 합해 챙기고, 성인 각자는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게 맞지 않나?
이런 걸로 나한테 화를 내고 토라진 상대에게 나는 손을 내밀 여유가 없다. 마음이 차가워지는 느낌이다. 주 7일 내내 독박 육아에 지친 나에게 먼저 배려와 애정과 챙김을 내밀면서 이런 요구를 한다면 다르겠지만 참... 억울하다.(사실 남편의 바깥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내가 이해할 여유가 1도 없던 시기다)
서운하다는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진짜 할 말이 많다. 새로운 사업 준비하면서 지방을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많았는데 정말 애 둘 데리고 지방을 몇 번씩 오가고, 그 와중에 애들 챙기고 생쑈를 할 때 자기 약속 취소하고 애들 봐준 적 없는 당신한테 참 나 많이 서운한데... 그래도 나 한 번도 서운하다 소리 노골적으로 말한 적 없는데 참 기운 빠지는 아침이다.
기대치를 낮추면 서운함이 줄어들까 봐 낮추고 낮추는데도 어느 순간 이 서운함이 큰 댐에 수문을 열어 놓은 것처럼 그렇게 휘몰아치며 쏟아지는 순간들이 있다.
결혼을 하고 보니, 결혼에 대해서 난 무얼 알았고, 무얼 기대하면서 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나한테만 억울한가?
허즈번도 결혼하고 억울해 미치겠는 순간들이 있을까?
왜 나는 결혼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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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결혼이 억울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