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휴가 리뷰 – 준비편
휴양지. 휴양지. 휴양지. 학교를 다닐 땐 이해하지 못했던 게 있다. 왜 도대체 휴양지를 가느냐. 쉴 거면 여기서 쉬면 되잖아. 세상에 갈 데가 얼마나 많은데! 입사하고 시간이 지나자마자 후회했다. 휴가는 휴양지지. 집에서 어떻게 쉬어. 번호를 바꾸든가 카톡을 지우든가 해야지. 컴퓨터의 전원을 완전히 꺼버리듯, 휴양지에서 모든 걸 내려놓는 그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아, 물론 템플스테이나 다른 선택지가 있긴 하지만. 쉬면서까지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으니까. 정말 머릿속을 온전히 비워야 새로 채울 수 있다니까요?
허락된 시간은 많지 않았다. 여름휴가는 길어야 일주일 아닌가. 그래서 좁힌 선택지는 비행기 5시간 이내의 해외. 2년 전에 다녀온 다낭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럼 이번엔 다른 동남아를 가볼까.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틈틈이 들어갔던 인터파크투어에 다시 로그인 한다. 자유여행 상품을 보면 대충, 어느 지역이 있는지 나오기 때문이다. 세부, 방콕, 홍콩, 대만 등등의 이름을 살펴보다 발견한 코타키나발루! 와씨. 코타키나발루라니. 이거 오세아니아에 있던 거 아니었어? 난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 비행시간도 다낭이랑 비슷하네. 구글 지도를 찾아본다. 다낭의 동남쪽 방향으로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다니. 아. 그렇다면.
코타키나발루, 오세아니아에 있는 거 아니었어루??
이번에도 4박 6일이다! 동남아시아 자유여행 상품을 찾아보면 3박 5일로 나온 게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저녁에 떠나 목적지에 밤에 도착하면, 그걸로 1일. 그리고 이틀을 온전히 놀고 마지막 날엔 낮에 놀다가 밤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때 하루가 플러스 되니까 5일. 알차게 3박 5일! 의 구성은 이런 식이다. 그러나 막상 그 스케줄로 가보면, 알차게 보다 짧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도착해서 1일이 날아가고, 돌아올 때 1일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번 다낭 여행에서도 선택한 건, 4박 6일이었다. 포인트는 처음 도착한 날 밤의 숙소를 공항 근처 저렴한 곳에서 묶는 것. 여행지에 도착하면 밤 12시 내외인데, 잠만 자면 되는 숙소에 큰 돈을 투자하지 않으면, 하루를 더 추가한 만큼의 금액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다낭에선 공항 근처 시내에서 1박, 바닷가 휴양지 리조트에서 3박을 보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여행사 친구에게 추천 받은 코타키나발루의 좋은 숙소는 샹그릴라 탄중아루였는데 그게 공항이랑 제일 가까워…. 가격이 비싼 괜찮은 곳이라 마지막 3일을 보낼까 했던 곳인데…. 위에서 이야기한 ‘공항 가까운 저렴한 곳에서 1박’ 공식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공항과 시내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것. 결국엔 4박을 했을 때 생각했던 총 숙박 금액을 두고, 1+3이 아니라 2+2 구성으로 바꿨다. 처음 이틀은 시내에서 호캉스 및 구경, 마지막 이틀과 출국날 하루는 리조트에서 보내는 걸로. 그리하여 최종 선택은 코타키나발루 시내에서 최근 지어진 편인 ‘힐튼 호텔’과 바닷가 근처 리조트 ‘샹그릴라 탄중아루’. 시내의 호텔을 알아보던 중에 힐튼 호텔이 알려진 ‘이름값’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시설이 좋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이다.
루프탑 수영장이 마음에 들었던 힐튼 호텔!
비행기는 원하는 일정에 맞춰서 고르면 된다. 언제 예약하느냐가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문제지 비행 시간대는 대동소이해서다. 스카이스캐너나 인터파크항공, 현대카드를 갖고 있다면 프리비아를 알아보고 숙소랑 연계해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한다. 간혹, 저가 항공 사이트에서 할인을 적용하면 직접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할 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체크.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제주항공이었고 항공사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했다. 직장 할인 연계였나, 그런 혜택이 있어서다. (나말고!) 저녁 7시에 출발하고 현지에 11시 즈음 도착하는, 돌아 올 땐 현지 밤 12시 즈음에 출발하고 한국 아침에 도착하는 비행 스케줄. 좋아, 모든 건 착착 준비되고 있군.
천연 모기기피제 사겠다고 ’마이코타’에서 캡쳐했던,,,,
비행기와 숙소가 결정되면 여행지에 대한 공부, 자료조사를 한다. 코타키나발루의 경우 호핑투어(섬에 가서 노는 것)과 반딧불투어가 유명해서 이걸 언제 하느냐도 관건이었고, 어디서 어떻게 예약을 하고 진행하느냐도 문제여서 이걸 알아보는 게 꽤 골치가 아팠다. 그리 크지 않은 휴양지라 서점에서 책을 찾아도 이곳만 충실하게 나온 것도 없었고. 할 수 있는 건 블로그 블로그 블로그. 카페 카페 카페. 인스타 인스타 인스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크게 3군데를 발견할 수 있다. 코타포유, 하이 말레이시아, 마이코타. 각각의 카페, 사이트를 모두 들어가서 게시물도 틈틈이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어디가 맛있는지, 어떤 뚜껑의 물을 마시면 좋은지, 어떤 모기기피제가 좋은지, 각각의 섬과 각각의 반딧불투어가 어떤 성격을 갖는지. 이런 종류의 정보 말이다. 세 군데를 비교했을 때 가격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고, 어떻게 운영을 하느냐가 달랐다. 그래서 선택했던 건, 마이코타였다. 셋 중에 가장 최근에 생긴 업체라 고객을 좀 더 집중해서 관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카페에서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에도 좋았고.
그럼, 이제 여행을 떠나볼까!
2018.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