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해야할 일이면, 너가 하자!
결혼 준비는, 서로가 같이 힘을 합쳐 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주제, 이런 글이면 이런 내용으로 끝나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라고 뭐 다르겠어요? 결혼 뭐 두 세번 해본 것도 아니고. 사이 좋게 서로의 힘든 부분을 잘 채워가면서, 5:5로 비중을 나눠가지고 그렇게 이 글은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가 아니라! 그럴 거면 뭐하러 쓰겠습니까. 어차피 결혼에 정답은 없고, 우리는 더 많이 고민해야하니까요.
이제부터 힘든 길 시작 될 거야아아~
그래서 결혼 준비는, 더 하고 싶은 사람이 합니다. 결혼식에, 결혼에 좀 더 로망이 있는 사람. 하고 싶은 게 더 많은 사람. 원래 모든 일이 다 그런 거 아닌가요. 바라는 게 많으면 그만큼 의지를 갖고 움직여야죠. 내가 하고싶은 걸 남이 해주길 바라는 건 놀부심보니까요.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해야 만족도도 올라가죠. 압니다. 결혼 준비라는 게 하자고 하면 끝도 없이 해야하는 거. 안 하려면 안 할 수 있는데 하고자 하면 결혼 전날까지도 해야하는 그런 거. 혼자서 하기 벅찬 일이라는 거. 그래서, 다른 한 사람은 뭐하냐구요. 주로 결제……….돈을 지불하…………. 그러면 만족도가 높아지…………..
아닙니다. 결혼 준비는,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합니다. 결혼식을, 결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분명 조건과 상황, 의지 등등의 이유로 좀 더 적합한 사람이 있을 거예요. 둘 중에 하나는요. 저의 결혼을 되돌아봅니다. 어차피 들 수 있는 예라곤 저의 결혼뿐이니까요. 결혼과 결혼식에 로망따위 없는 둘이 만나서 준비란 걸 해야하는 시간이 찾아왔을 때,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인 건 저였습니다. 네, 신랑이요. 그래서 조금 의아한 시선도 많이 느꼈어요. 보통은 ‘신부’가 좀 더 주도적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근데 뭐, 그러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다. 요즘 같은 남녀평등 시대에.
술을 부르는 결혼 준비...........
저는 서울에, 배우자님은 울산에 있었습니다. 결혼식은, 앞으로의 생활은 다 서울에서 할 예정이었구요. 우리는 인터넷이 무척 발달한 세상에 살고있지만,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란 게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결혼식이라는 거, 정보의 비대칭 만큼 지역 편중도 심해요. 살면서 청담-압구정에 그렇게 많이 가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주말마다 가고 있더라구요. 어지간한 매장이 그 근처에 다 몰려있기 때문이었죠. 그게 옷이든 메이크업이든 물건을 구매하는 거든. 그걸 실제로 하든 알아보기만 하든. 그래서 지역적 이점도 갖고 있으며, 조금 더 규칙적으로 일을 했던 제가 좀 더 주도적으로 준비를 시작하게 된 겁니다. 성격이 보다 더 치밀하단 것도 이유로 칠까요. 에헴. 그래서 우리의 과정은,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적고 주로 내가)이 찾아보고 알아보고 선택지를 최소한으로 줄인다. 그리고 최종 선택을 함께 한다 였어요. 거의 대부분이 늘.
둘이 반반 나눠서 사이좋게, 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 그런 일이 얼마나 된다구요.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어느 부분을 누가 더 잘할 수 있는지. 돈을 사용하는 것, 결혼식을 준비하는 여러가지, 집을 알아보는 것, 직접 찾아가는 것, 전화하는 것, 인터넷으로 조사하는 것, 어디선가 정보를 구하는 것 기타 등등의 부분에 적합한 사람이 있을 거예요. 무엇이라도 더 나은 게 있는 둘 중에 한 명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럼 그 사람이 당첨! 까지 가려면 그것 조차 고민해야한다는 거죠. 누가 어느 부분을 하는 게 더 낫느냐는 고민. 결혼을 하고 같이 살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민과 마주해야하는 걸까요.
결혼해도 고민에 끝이 없는 건 안 비밀. 집안일도....
그러니까, 어느 누가 해야한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잘할 수 있는 걸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하자, 정도랄까요. 그리고 사실, 중요한 건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인 거 같아요. 얼마나 전폭적으로 믿어주느냐. 얼마나 힘이 되어주느냐. 힘들어 내려놓고 싶을 때 어떻게 잘 구슬려서(?) 다시 일어서게 하느냐 같은 거 말이죠. 내가 잘할 자신이 없다면, 상대를 잘 으쌰으샤하게 만들어서 움직이게 만드는 게 최상의 방법 아니겠습니까! 그것이야 말로 손 안 대고 코푸… 얼레, 나 그렇게 당한 거니?
2019. 0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