챱챱챱챱! 본격 열정 타임!
분유 먹던 아깽이, 다이어트를 하는 지금에 대한 글을 쓰려다 생각해보니 이유식 시기가 떠올랐다. 이유식은 한결 수월했다. 사료를 물에 불려서 주면 됐고, 분유를 먹일 때처럼 시간을 조금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위험해지는 일은 생기진 않았다. 다만 아깽이의 호랭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유식을 하면서 하나의 걱정은 고양이의 주둥이었다. 물에 말은 사료를 먹다보니 입 주변에 사료 때가 끼는 것이었다. 닦아줘도 또 먹고 나면 다시 제자리였다. 이대로 하얀 털이 노랗게 변하면 어쩌나 별 걱정이 많았다. 아, 처음엔 사료 국물 자국이 아닌 털 색이 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물 자국이 참 오래 갔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아이들의 식탐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늘 두 개를 준비해도 한 그릇에 같이 얼굴을 들이밀고 먹었다. 형제애인가?
이유식은 너무 수월했던 시간이어서 곱씹을 추억이 없다. 그냥 아이들이 무척 아주 많이 귀여웠던 것뿐. 그져 귀엽기만 했던 시절이었다. 먹고, 자고, 싸고 그것만 잘하면 문제 없던 시절이었고, 몹시 잘 먹고, 잘 자고, 잘 쌌다.
+ 이유식 초기에는 둘만 집에 두기에 불안해서 분유 주던 친구네 묘탁을 맡기고 출근했었다. 퇴근하고 친구네 들렀다. 아이들은 자고 있었고, 우리 둘은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루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갑자기 친구가 벌떡 일어나더니 엄청 초조한 모습으로 아이들 사료를 물에 불려야 한다며 허둥지둥했다. 그 모습에 꽤 초조함이 보여 "괜찮아?"라고 물었다. 친구가 말하길 "낮에 아이들이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밥그릇 자리에갔다가 밥이 없자, 날 보면서 ㅇㅇ아!!! 하고 호통치듯이 소리쳤어. 정말 깜짝 놀라서 사료를 불리기 시작했는데 너무 식은 땀이 나더라고. 그래서 이제 깰 시간돼서 밥을 미리 불려놔야 해. 안 그러면 혼나." 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 도움이 없었다면 더 많이 힘들었겠다 싶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덥썩 생명체를 데리고 온 대가는 크다.
이제부터 알자, 생명을 책임지는 데는 마음만으로 되진 않는다. 시간, 돈, 노력, 마음, 지식 등 꽤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나에게 주는 기쁨과 사랑이 그 모든 어려움을 잊게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위로를 위해, 나의 외로움을 위해, 내 중심적인 생각만으로는 나는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둘이 행복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은 이 아이들이 날 만나서 괜찮을까? 임보 후에 더 넓은 집 좋은 집을 찾아 입양을 보내야 했던 건 아닌가 생각이 많아지는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