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68. 추운데 안 추운 겨울이네

by Aloha J

아침, 침실을 나서면 거실은 밤새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어 춥다.

따뜻한 찻물을 주전자에 담아 불에 올리고 나면 어느새 거실 공기가 조금씩 온기를 머금는다.


참 춥다, 생각하면서도 아, 벌써 12월이지 하는 생각을 한다. 한 겨울로 성큼 들어왔어도 제법 견딜만한 날씨와 혹한 추위를 넘나드는 모양새가 아직 한 겨울이라는 생각을 깜빡하게 만든다.


공기마저 새파란 한파가 몰아친 날은 아침 공기가 맑다. 미세먼지 없이 창문 너머 먼 산이 보여서 반가우면서도 오늘은 제법 춥겠군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날은 여지없이 따뜻한 스프로 아침을 준비한다.

기침이 심상치 않아서 조심하는 요즘이다. 오늘 아이의 아침 상에는 따뜻한 스프 한 그릇, 유산균, 영양제, 그리고 따뜻한 물 한 잔과 도라지진액을 탄 차 한 잔을 준비했다.


주말에 추가로 구입한 아이 내복도 깨끗하게 준비해 두고, 목욕 후에 바로 입을 수 있게 침대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었다. 내복과 함께 구입한 안감이 복슬한 털로 채워진 겨울바지도 오늘의 등원룩으로 준비했다.


환기를 위해 열어둔 주방 창문으로 찬바람이 들어온다. 엄마에게는 견딜만한 바람이고, 환기를 위해 참을 것이지만, 식탁에 앉은 아이 등에 한기가 스며들세라 아이가 식탁에 앉으면 창문을 닫는다.

온기로 다시 채워지는 집안에서 아이는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따뜻하게 옷을 입는다.


등원을 서두르는 아침, 추운 공기 한 가닥이라도 들어가지 않도록 부츠와 모자, 두꺼운 외투와 장갑으로 아이를 입히고, 나는 대충, 사계절 입는 추리닝바지에 경량 패딩하나 걸쳐서 슬리퍼를 신고 등원길을 나섰다.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닿자 아이가 내 손으로 꼭 잡고 묻는다.

"엄마, 괜찮아?"

엄마가 추워 보였는지, 내 걱정을 먼저 한다.

"엄마? 괜찮지! 엄마는 우리 00 이 데려다주고 얼른 또 집에 와서 출근 준비 해야 해서. 이 정도는 괜찮아."


"엄마, 이따 회사 갈 때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네~알았어요~"

"엄마, 두꺼운 외투랑 부츠 신고 다녀오세요. 안 춥게요."

"응 ^^"

"나처럼 모자도 쓰면 좋은데... 엄마 모자 없어서 어떻게요?"

"응, 괜찮아. 엄마는 목도리로도 모자를 만들 수 있어."


엄마가 추울까 봐, 추운 날마다 따뜻하게 하고 다녀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이 다정함 덕분에 경량 패딩을 입고도 혹한의 아침이 상쾌하게만 느껴진다.

오늘도 아이의 다정함을 입고 출근한다. 하나도 춥지 않은 출근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