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사춘기 밑작업
SNS에서 어떤 부모가 자식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사춘기가 되기 전부터 '아무개야, 엄마가 정말 너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거 알지? 그러니까 사춘기가 되면 살살해줘. 안 그러면 엄마도 너무 슬플 거 같아." 이야기를 반복해서 해줬더니 정말 아이가 사춘기를 혹독하게 지나치지 않았다고. 댓글에 반복은 과학이라는 우스운 멘트도 있었지만 여러 가정에서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그나마 견딜만한 사춘기를 보냈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아하, 이 방법도 도움이 되겠구나.
'아들의 뇌'를 읽으면서 아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책으로 배운 육아법을 현실에 녹여내며 이게 먹히나 안 먹히나를 살피는 것도 내 육아에서 적잖은 퍼센티지를 차지하는데, 이번에 읽은 내용도 또 내 행동 백서에 추가시켰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신난 아이에게
"00아, 엄마는 우리 아들 정말 사랑하거든? 나중에 사춘기 오면 엄마한테 너무 강하게 하지 말아 줘. 엄마 그럼 슬플 거야. 살살하고 와줘. 엄마는 계속 기다리고 있을게." 했더니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한다.
"나도 엄마 엄청 엄청 사랑해! 사춘기에도 살살할게. 근데 나 어디가?"
"아니~어디 안 가. 마음이 막~여기저기 뛰다가 와도 엄마가 기다리고 있겠다고."
"아~그 몸이랑 마음이랑 자라는 거?"
대충이라도 기억하면 된 거다. 응, 그거. ㅋ
"난 엄마가 이렇게 좋은데 걱정하지 마요~"
하면서 내 목을 꽉 안아주는 귀여운 존재를 품에 안으며 상상해 봤다.
와,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사춘기라니... 아직 상상조차 안된다.
아무튼, 아이에게 종종 반복해서 이야기할 거다. 사춘기가 되어도 살살해달라고.
겁 많은 엄마의 궁여지책일지라도, 이렇게 엄마의 진심을 슬며시 적립해 본다.
엄마도 우리 아들 사춘기 되면 잘 기다려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