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손이 거칠거칠하다.
겨울이 되면 언제나 손등이 먼저 계절을 느낀다. 찬 바람에 손이 터서 피가 나기 시작하면 아.... 겨울이 왔구나 한다. 최근 피부도 몸도 많이 아파서 고생을 하고 나니 손등은 더 처참해졌다.
핸드크림으로는 커버가 안 될 정도로 손등 피부가 엉망이 되었다.
빨간 발진은 여전히 남아있고, 그 와중에 손은 윤기 없이 더 심하게 텄다.
매일 아이와 손을 잡는다.
"엄마, 내가 사춘기가 되어도 엄마 손 꼭 잡아줄게요."
녹음해서 영구 보존하고 싶은 다정함을 가진 아들은 언제나 엄마 손을 잡는다.
날이 추워서 아이 손에 장갑을 끼고 그 손을 잡아 내 외투 주머니에 포록 넣어 다니는데
며칠 전 맨 손으로 내 손을 잡고 가더니 작은 고사리 손이 내 손등을 살살 매만졌다.
"엄마, 엄마 손이 왜 이렇게 거칠어요?"
"응, 엄마 지금 피부가 많이 아파서 그래. 아직 발진도 있고.... 만지면 아파."
"아... 맘 아파. 안쓰러워라. 엄마 내가 핸드크림 바라줄게요."
그날 저녁 자기 전에 아이가 내 손에 바디로션을 발라주면서
"엄마, 얼른 나으세요. 편지도 써줄게요." 했다.
손이 거칠어진 건 슬프지만, 덕분에 아들의 위문(?) 편지도 자주 받는 요즘이다.
'엄마 사랑하고 축복해요. 얼른 나으세요.'
거친 손이 차가워지면 제 따뜻한 손으로 엄마 손을 꼭 잡고는
"엄마, 제 체온을 가져가세요." 하는 아들.
"앗, 울 애기 엄마 얼음 손 때문에 추워지면 어쩌지?"
"괜찮아요, 전 원래 따뜻해요."
혹독한 한파 속에 요즘 마음이 훈훈하다.
오늘도 내 손을 매만지며 언제 다 나을까 걱정해 주는 아들.
덕분에 일 년 중 손 컨디션이 가장 별로인 겨울이지만, 쭈글거리고 거칠어진 손등이
덜 아프게 느껴진다.
아들 손을 잡기 위해서 핸드크림도 재생크림도 꼼꼼하게 바르는 요즘이다.
그나저나...정말 사춘기에도 손 잡아줄꺼지? 그 말 잊으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