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85.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논해보자.

by Aloha J

7살 꼬마와 신언서판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 많아졌다.

시작은 아이의 글씨 쓰는 순서였다.

5살 처음 어린이집에서 글씨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어설픈 순서로 삐뚤빼뚤 써온 글씨에

온전한 응원으로 화답했었다. 이제 막 한글을 알아가는 그 기쁨을 지켜주고 싶어서..

요즘 어린이집에서나 집에서 글을 쓰는 일이 많아진 아이의 글씨 쓰는 모습을 보니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선생님들이 글씨를 흘겨쓰는 모습이 멋있었는지, 어른이 할법한 방법으로 모음과 자음을 흘려 쓰고, 이어 쓰는 게 몇 건 발견되었다.

깍두기공책(?) 네모칸을 점선으로 사등분을 하고 리을, 미음, 치읓의 쓰기 순서를 다시 시작했다.

"신, 언, 서, 판이라는 말이 있어.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이 깨끗하게 관리하는 용모와 자세, 하는 말의 품위, 그리고 글씨체와 판단력을 보고 사람의 됨됨이를 살핀다는 의미가 있거든.

00 이는 글도 잘 쓰는 사람인데, 글씨를 아무렇게나 쓰면 00 이가 하고 싶은 말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겠지? 글씨를 순서에 맞춰서 쓰는 이유는 그렇게 썼을 때 가장 정확하게 표현이 되기 때문이야. 자 오늘부터 다시 해볼까?"

점선으로 사등분한 네모칸에 엄마가 쓴 글자를 보며 잘 따라 쓰는 아이에게

반복해서 글자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서 과연 얼마나 많이 손글씨를 쓰겠냐마는 편지를 나누고, 제 손으로 기록을 할 때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바른 글씨에 담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살면서 예쁜 글씨체가 때론 삶의 에너지가 되기도 하니까..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그래 이럴 때 필요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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