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애형이 되었다.
아이를 씻기고 나면 흠뻑 젖은 옷 덕분에 자동으로 씻게 된다. 보통 엄마가 샤워를 하는 동안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만지며 짧은 시간을 보낸다. 욕실 문 너머로 아이가 노크를 한다
"엄마, 저 지금 뭐 하고 있게~요?"
"책 읽고 있어?"
"아니요~ 빨래 개키는 중이에요."
응? 세상에.. 빨래를 개키는 중이라니..!
4살 때부터 함께 빨래를 개킨다. 엄마가 세탁 바구니에서 마른 옷가지들을 쏟아놓으면 그중에 수건과 제 속옷은 스스로 개키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 알아서 한 적은 없었는데..!
"정말? 빨래를 개키고 있다고? 어흐~엄마 감동받았네."
샤워를 마치고 나와보니 정말 방 안에는 수건이 차곡차곡 개켜져 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멋진 생각을 했어? 우와, 스스로 하다니 정말 멋지다!"
"전 이제 초등학생이잖아요. 이 정도는 스스로 해야죠."
"우와, 초등학생 형님이 되니까 집안을 돌보는 일도 스스로 하는 거야?"
두 눈에 하트를 가득 담아 아이를 칭찬했다.
"그럼요!"
하며 한껏 자랑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밤에 잠자리에 누워서도 그 대견한 모습을 칭찬했다.
"00아, 아까 스스로 빨래를 개킨 걸 보고 엄마 정말 감동받았어.
언제 이렇게 컸누. 진짜 형님이 되었네."
"음, 형님은 맞는데, 난 엄마한테는 애기에요."
"크크. 그래 엄마한테는 아기인데, 멋진 형님 애기가 된 거야?"
"애형이 되었어요! 초등학생 형님인데 애기거든요."
"아하하하하하, 그렇군. 애형이 되었군."
초등학생이 되는 것을 이리도 고대하고 기대하는 아이.
형님이 되었다는 마음에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함께 하는 중이다.
귀여운 애형을 언제나 응원하는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