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91. 주말 풍경

by Aloha J

주말 아침이 되면 아이는 아빠에게 아침부터 칼싸움을 요청한다.

부스스한 머리로 칼과 창으로 대결하는 부자의 모습이 나름 귀엽다.

아빠와 전투를 하다가 주방의 엄마 품으로 쏙 들어오기도 하고

어느새 아이의 아침 운동량이 채울 만큼 신나게 아빠와 웃고 떠들고 하다 보면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엄마가 절대 해줄 수 없는 영역이다.

이렇게 아빠와 신나게 놀고 나면

"아빠, 오늘은 내 옆에서 같이 먹자~"

하며 아빠 수저를 제 수저 옆에 둔다. 주말마다 그렇게 아이의 짝꿍 자리가 바뀐다.

주말은 아빠와 사우나를 갈 수 있고, 아빠와 엄마 손을 양쪽에 잡고 외출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아이에게는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가끔 아빠의 의기양양한 모습이 마치 아들 낳은 후궁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아빠도 아빠를 찾는 아들의 모습이 내심 행복해하는 눈치다.

잘 놀다가도 투닥거릴 때가 반드시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된다.

그럼 엄마 품으로 달려와서 울고, 엄마는 아이를 품에 안고 아빠 등을 쓰다듬으면서 중재자 역할을 한다.

"왜 그래, 우리 좋았잖아 다시 해야지 여보. 방금까지만 해도 잘 지냈잖아."

하면서 두 남자를 토닥이고 나면 또다시 화해모드.

그래, 주말에라도 친하게 지내자. 행복해라, 귀여운 두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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