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마음 사용법을 가르치는 중입니다.
아이의 떼 좀 더 정확하게 화를 대하는 것이 아직도 쉽지 않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 뭔가 제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화가 난다. 화가 나."
하면서 지금 화가 났다는 걸 말로 표현하는 것까지는 대견하게 잘 해내고 있지만, 그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뾰족한 말을 던지는 습관이 있다.
제 마음을 못 추스르고 엉엉 울기 시작하면 다 울고 이야기하자고 하고 곁을 지킨다.
그리고 생각한다. 난 어른이다. 아이는 지금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엉엉 울다가 격해지면
"왜 엄마는 내가 우는데 안 달래줘?" 하며 화살을 돌린다.
"00 이가 지금 뾰족한 말을 하면서 감정이 치솟아서 감정이 차분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야."
하며 슬며시 손을 잡아도 되는지 묻는다.
어느 때는 말없이 잡은 손을 뿌리칠 만큼 속상한 날도 있지만 대부분 엄마가 잡은 손을 맞잡고 울음을 이어간다.
주말 속상한 마음이 터졌다.
아이의 감정 조절 시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는 엉엉 우는 아이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역시 그 말에 더 감정이 격해지는 아이.
찡긋찡긋 눈으로 눈치를 주다가 "여보, 지금 저렇게 울면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조금만 기다려줘." 하고 남편을 달랜다. (큰 아들 달래듯이 달래야 한다.)
"00아, 너무 속상했어. 그럼 후련하게 다 울고 나서 이야기하자. 엄마 옆에서 기다릴 거야."
다시 한번 아이에게 알려주고 나면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울음을 그친다.
그래, 이게 어딘가... 처음에는 30분도 넘게 울었다. 이만큼 시간이 줄어든 것만 해도 장하다, 울 아들!
한참 울면서도 엄마의 관심을 계속 기대하는 눈치지만... 결국 스스로 진정하고, 흐느끼면서
"엄마, 나 다 울었어요." 할 때,
"그래, 잘 진정했어. 많이 속상했어?"
하면 설움이 복받쳐서 품에 꼭 안겨서 다시 터진 끄윽끄윽 운다.
완벽히 진정이 된 후에 아이의 마음을 듣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아야 할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나서 상황은 종료된다.
퉁퉁 부은 눈으로 다시 숟가락으로 밥을 뜨는 아이를 보던 남편 눈시울이 붉어졌다. 응? 왜? ㅋㅋㅋ
아이가 속상해해서 우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다고... 눈물을 글썽이는 아빠.
(남편의 눈물은 결혼 10년 동안 두 번 정도 봤다.ㅋㅋ)
아이는 아빠의 눈물을 보고 놀란다. 아빠도 쑥스러운지 금세 눈물을 정리한다.
엄마 품에서 "엄마, 속상했어요." 하며 해피엔딩을 맞은 아이.
그날은 아빠 품으로 가서 다시 한번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끝난 저녁 식사 시간의 소동.
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내 옆에 와서 포록 안기며 말한다.
"엄마, 아까 엄마한테 미운말 해서 미안해요. 후회돼요. 나쁜 말 한 거 미안해요."
아이를 안고 토닥였다. "속상할 수는 있지만 나쁜 말 하는 건 하지 말자. 잘 해낼 거야. 사과해 줘서 고마워."
아이도 안다. 무엇이 잘못인지. 그걸 인지할 만큼 자라고 있다.
우리 아이가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감정 표현이 미숙한 엄마는 오늘도 공부하고 실패하지만 다시 도전한다.
(그나저나, 여보, 그 눈물.... 쫌 귀여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