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봄비가 싫어요.
몇 주전 한파와 극심한 미세먼지 사이에 비가 오락가락 내렸다.
찬 기운이 확실히 빠지고 봄이 살짝 섞인 빗방울이었다.
"아, 그렇게 춥더니 이제 봄비가 내리나 봐."
봄비다, 비냄새가 겨울비의 그것과 다른 걸 보니 공기가 바뀌고 있는 게 느껴졌다.
"엄마, 봄비라고요? 힝... 싫은데..."
"봄비가 싫었어? 추적추적 내려서 그래?"
"봄이 오잖아요. 왜 겨울이 벌써 끝나는 거예요?"
"겨울이... (굉장히 오래 있었는데 ㅎㅎ) 벌써 끝나는 거 같아?
아직 더 겨울이고 싶어?"
"네.... 따뜻해지는 거잖아요..."
아.... 따뜻해지는 걸 싫어하는 이유가 있지. ㅎㅎ
추운 겨울이 힘들어도 차가운 공기를 반기는 가장 큰 즐거움이
겨울, 춥고 쌀쌀한 공기 안에 있지.ㅋㅋㅋㅋ
날이 더워지면 먹을 수 없는 음식에 대한 극진한 애정 때문이지..
초밥을 맘껏 즐길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
"뭐 먹고 싶어?" 하면 "초밥이요!" 말고 다른 대답은 없을 정도 그의 초밥 사랑은 대단하다.
어린아이가 사시사철 즐기기엔 날것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려 초밥 먹는 시기를 정해준 거다.
"날이 더워지고 바다 온도가 뜨거워지면 바다 생물에게 위험한 바이러스가 엄청 많이 생겨.
그래서 언제든 먹을 수는 없거든."
아이의 건강을 위해 날이 추워질 때만 초밥을 먹을 수 있게 했더니
아이는 계절의 변화를 초밥을 즐길 수 있는가 없는가로 살피는 중이다.
공기가 따뜻해질까 봐.. 조마조마하는 아들과 이번 주말에는 초밥 데이트를 해야겠다.
아들, 근데 봄 돼도.. 춥다? 봄이라고 막 따뜻하진 않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