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112. 책,

by Aloha J

알림장에 매일 학교에서 읽을 책 1~2권을 챙겨 오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집에서 아이가 즐겨 읽는 책이 가득한데도.. 아이는 학교에 가져갈 책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글밥이 적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갖고 갈 책들을 서서히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된 걸까. 지금껏 서점의 동화책 코너에서 놀았는데, 이제 동화책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 도서 코너에도 가야 할 때가 된 걸까...


오늘 아이는 책장에 꽂힌 책 중에서 꽤 두꺼운 글이 제법 되는 해양 동물 백과사전을 갖고 갔다.

글을 좀 더 많이 읽고 싶어서일까... 다른 친구들이 갖고 오는 책이 은근 신경 쓰여서일까.

둘 다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2월부터 시작한 매일 읽는 어린이 신문의 지문량을 충분히 소화하는 거 보면 이젠 좀 형님들이 읽을 법한 글책을 소개할 때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SNS에 쏟아지는 수많은 책 소개 광고, 공구 영상을 보게 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재미는 확실히 보장!'이라는 문구가 내심 마음에 걸렸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이길 바라는 엄마의 기준에 맞지 않아 보였다.


하교시간, 얼굴을 보자마자 "엄마, 우리 도서관 가요!" 하는 말에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갔다.

요즘 닌자고에 빠져 있던 아이라 집에서 읽는 책이 좀 줄어든다 싶었는데,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는

갈증을 해결하려는 듯이 도서관에서 읽고 싶었던 책들을 거침없이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녀석... 책이 고팠구나..


한참을 읽고, 읽어달라 해서 같이 책을 보다가

"엄마, 스크루지 할아버지 이야기 읽고 싶어요."라는 말에 크리스마스캐럴 책을 찾아봤다.

동화책이 아닌 그림이 섞인 글책 형태였는데, 자리에 앉아 이십여분을 차분히 읽는 아이.

글의 분량과 아이의 책 넘기는 속도를 보니 꼼꼼하게 읽어가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동화책이 아닌 글책을

쭈욱 읽어가는 모습에 유익한 글책을 찾아서 소개해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었다.


여전히 동화책 중에는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유익한 내용을 담은 좋은 책들이 많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화책 사랑은 계속 될 것 같다.

그림이 섞인 글책을 시작한 아이, 그 뿌듯한 마음으로 더 많은 아름답고 유익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도록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겠다.


동화책으로 가득했던 우리 집 책장에 이제 조금씩 변화가 불어오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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