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118. 공개 수업 그 이후.

by Aloha J

아무것도 모르는 1학년의 공개 수업이 3월인 이유가 있겠지만, 공개수업을 경험하고 온 내 생각에는 아이의 날것을 보여주고, 부모의 협력을 같이 유도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었다.


공개 수업과 총회를 마치고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어린이집 동기 친구들 엄마들(아들 엄마들 한정)에게서

다들 비슷한 반응을 만났다. 소중한 우리 아들들이 아직 뭘 몰라서, 아직 너무 3월이라... 이제 시작이라 그럴 거라고, 잘 자랄 거라고 서로를 응원하며 헤어졌다.


집에 와서 해야 할 것들을 다 내려놓고 아이와 어떻게 이야기를 나눌지 고민했다.

맑은 개천에 사는 미꾸라지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에게 수업 시간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잘못한 줄은 아는 게 그나마 감사한 상황이라니.. 껄껄껄..


"엄마, 근데 받아쓰기도 100점 맞고, 1등 해야 하잖아?"

응? 이게 무슨 소리? 누가 이런 말을 한거지??

"아니이!! 절대! 엄마는 00이 100점 맞고 1등 하라고 한 적 없는데? 점수만 잘 맞고 수업 태도 불량한 거는 절대 NO! NO! 야!"

"그래도 공부 잘 하면 되잖아."

"공부만 잘하고, 100점 맞고, 1등만 하는데 수업 태도는 엉망이고,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어떤 사람 된다고 했지?"

"괴물! 엄마 그거 괴물이야!"

"응, 엄마가 그건 괴물이라고 했지?"

"왜 괴물이야 엄마?"

"똑똑하고 점수를 잘 맞아서 성공할 수는 있지만, 그 성공이 결국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 꿈을 이룬 게 누군가에게 아픔과 절망이 된다면 그 꿈은 좋은 꿈일까?"

"아니이~요!"

"우리는 선한 마음, 바른 마음을 갖고 공부하는거야. 이기적이고 나만 알면서 공부만 잘 하는거 바라지 않아."


"그리고 아들. 수업시간에 집중을 하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아들이 말 한대로 공부를 잘할 수 있어.

선생님께서 중요한 것을 말씀해 주시는데 친구랑 노느라 못 들으면 결국 누가 손해지?"

"저요."

"그렇겠지? 그 시간에 집중해서 잘 들은 친구는 그만큼 더 배운 거고. 떠들고 장난치면 그 배움이 00 이의 것이 되지 못하잖아. 그럼 몰라서 답답하고 자신감도 떨어지는 상황이 될 거야. 그러니까 꼭 수업시간에는 선생님 말씀에 집중하기야?"

"네, 엄마."


하고 싶은 말은 수백이지만,.... 수업 시간에 바른 자세로 선생님 말씀에 경청하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오늘 아침 등굣길에도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 귀 기울여 듣기를 강조했다.

잔잔하게, 지독하게 꾸준히 아들에게 잊을만하면 아니 잊을 수 없게 반복해서 기본자세에 대해 매일 이야기해 주기가 이제 시작되었다. 혼내지 않고, 조용히, 차분하게....갈길이 생각보다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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