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엄마 생일은 벚꽃 달이야.

강남(에 사는) 엄마

by Aloha J

올해 유난히 일찍 벚꽃이 폈다. 만개한 벚꽃은 내 생일에나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 열흘 정도 일찍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코로나로 온 세상이 멈춘 그때에도 창밖에는 봄볕에 반짝이는 벚꽃들이 만발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낮 시간에 작고 소중한 아기를 아기띠에 안고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고 동네 벚꽃 나무를 따라 산책을 했었다.

오래된 동네라 크게 자란 벚나무마다 풍성한 벚꽃들이 가득했다. 구름처럼 피어오른 꽃뭉치를 아기 눈에 담아주며 함께 우와~를 연신 터트렸다.

핑크빛이 감도는 보드랗고 고운 꽃잎 하나를 아기 손에 올려주면 벚꽃잎처럼 사랑스러운 아기가 손으로 그것을 움켜쥐기도 했다.


매 해 벚꽃을 따라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기다렸더니, 언제부터인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벚꽃이 되었다.

그전에는 특별히 좋아하는 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서서히 내 마음도 벚꽃에 물들었다.

4월에 피는 벚꽃 덕분에 내 생일이 근사해졌다.


아이와 매해 벚꽃을 만끽한다.

제법 짧은 문장을 표현할 줄 알게 되자 아이는

"엄마, 벚꽃을 보니 마음이 배불러요."라는 사랑스러운 말을 건넸다.

그렇게 아이는 사랑스러운 벚꽃의 계절을 엄마의 생일과 연결해서 기억하기 시작했다.

"엄마 생일에는 벚꽃이 축하해주나 봐요. 예뻐요."

벚꽃이 피면 엄마를 떠올려주다니! 벚꽃이 아이에게 엄마의 행복한 미소로 기억되겠지?


아이와의 등굣길 벌써부터 화사하게 빛나는 벚꽃이 조금 아쉬웠지만, 오히려 좋아.

벚꽃이 피는 순간부터 생일을 축하받는 기분이니까.

엄마의 생일은 벚꽃이 축하해준다는 아이의 예쁜 말을 마음에 담아본다.

"엄마 생일은 벚꽃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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