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가끔 억울한 케이스가 있어요... 위로받을 수 없는 슬픔(2)
입덧이 심해서 못 먹었던 임신기간까지 거슬러올라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두 번의 정기 검진을 받는 동안에도
아이의 눈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직 눈이 자라는 때니까 잘 자랄 거야.
분명히 잘 보일 거야, 하나님 그렇게 해주세요.
기도하며 아이 눈에 대한 잔소리가 시작됐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제발 있기를.... 하며
시력 회복, 성장에
탁월한 도움이 된다는 영양제도 구입해서 먹였다.
'이거 먹이고서 시력 검사하는데 좋아졌어요..'
'애가 세 달 먹더니 눈이 잘 보인데요..'
이 상품평을 나도 몇 달 후에 할 수 있기를 바라며..
6살이 되면서 찡그림이 유독 심해진 아이.
계속 잘 안 보인다는 말을 했고, 눈을 자주 비벼대서
다시 안과를 찾았다.
그 사이 아이의 눈은 시력 검사를 하면서도
눈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생활 습관 수정을 요청받아왔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1년 만의 방문이 되었다.
안과를 예약한 후 진료 당일 아침부터
쿵쾅대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합격 여부를 기다리는 수험생의
요동치는 심장만큼 내 심장이 뛰어댔다.
간단한 시력 검사 후 검안사는 조금 긴 검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제는 약을 넣고 안검사가 가능해질 만큼 자라서
안약을 넣고 1시간 기다린 후 몇 가지 검사를 실시했다.
안과전문의는 0.2/0.4를 말하며
"이젠 정말 교정을 시작해야 할 시기입니다."
라며 그동안의 생활 속 습관 교정이 아닌
고도근시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료개입을 이야기했다.
"선생님, 다른 영양제는 안 먹여도,
눈에 좋다는 영양제는 꼭 챙겨 먹였어요.ㅠ.ㅠ"
"어머니, 근데, 00 이의 경우는
그런 영양제가 의미가 없어요."
아... 의사, 약사, 한의사가 설계한
효과 좋은 눈영양제라고 했는데.... 하......
안경, 저농도 안트로핀.
부모의 교정 방법에 대한 결정을 위해
아이의 눈 상태를 다시 한번 보기 위해
1주일의 유예시간을 줬다.
전문의의 이야기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 건, 정말 경황이 없어서였다.
무슨 정신으로 아이 손을 잡고
씩씩하게 돌아왔는지...
좋아질 줄 알았는데..... 올 것이 온 건가..
그리고 일주일 후 안과에 갔다.
유독 축구를 좋아하는 내 아이.
달리거나 운동할 때 안경이 불편할 텐데..
생활 많은 부분이 불편할 텐데..
엄마로서 어찌해 줄 수 없는 안타까움에
잠을 설치는 일주일이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아이에 대해
더 많이 기도하라고 이러시나.
분명 우리 아이의 눈을 통해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 있으시겠지?
"선생님 저랑 애아빠는 평생 안경을 쓴 적이 없어요.
둘 다 시력이 좋거든요.. 그런데 왜..."
"미디어 노출도 없고
부모의 눈도 좋고
책도 가까이 안 보여줬고
최적의 컨디션으로 키웠는데도
가끔 이렇게 억울한 케이스가 있어요."
의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허망하고 절망스러운 내 눈빛을 봤다.
사고 같은 거라며, 엄마가 자책하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