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책육아, 꼭 해야 해요?
매끈한 하얀 종이에 인쇄된 까만 글씨들.
책장을 휘리릭 넘길 때 풍기는 책냄새를 좋아한다.
투박하고 거친 누런 종이로 만든 가벼운 책들도
그 특유의 질감과 냄새가 매력적이다.
아이의 육아의 칠 할은 책이 담당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프랑스 육아, 유태인 육아, 덴마크육아, 미국 육아...
각 나라의 육아법을 들여다보면서
이런 육아를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으로 배운 육아를 다 손에서 내려놓은 건..
현실 육아는 책에 정리된 단편적인 것들을
담아내기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책으로 배운 육아는 하지 못하지만,
아이의 놀잇감에 언제나 책을 끼어두었다.
신생아 시절, 물려받은 흑백 초점책을 세워주며
앞으로 아기에게 어떤 책을 소개해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도 있었다.
아이 교구, 전집 광고를 하는 가판대를
지나가다 받은 아주 얇은 비매품 책,
'콕콕콕'이 아이의 생애 첫 책이었다.
비매품답게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브랜드를 홍보하는 비매품은
언제나 굉장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다리 위에 앉혀놓고 그렇게
우리의 책육아가 시작되었다.
재잘재잘 종알종알
아이의 얼굴을 보며
옹알이에 화답하는 일상 사이사이
엄마가 살짝 지치는 시간에는
쓱 책을 들이댔다.
그림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아기는
책에 굉장한 흥미를 보였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살짝 기력 없는 엄마의
육아치트키로 책을 잘 활용해오고 있다.
책육아를 꼭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에게 내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
낯설어서였을까..
아니면 자기 자녀의 손에 들려준
스마트폰을 의식해서였을까..
딱 정해진 정답은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책육아가 필수는 아닌데
저랑 아기에게 모두
괜찮은 육아템이긴 해요."
가장 부작용 없는 육아 아이템은 책이니까...
아이의 성공가도를 설계하는 과정에
책을 옵션으로 끼워둔 게 아니다.
그저 엄마가 좀 쉬려고..
이왕 엄마가 한숨 좀 돌릴 때
재미있는 이야기도 소개해주고 싶어서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언젠가 크면
식당이나, 여행지에서나.
어디서나 우리 둘이 나란히 앉아
책을 즐겨보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책이 아이의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한다.
책과 깊이 사귀지 못한 엄마는
결국 미디어중독으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후회했으니까..
엄마처럼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책을 통해 아이의 생각과 상상의
깊이가 깊어지길 응원해 본다.
내 아이의 인생에 언제나
책이 당연스럽고 자연스러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