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18. 좋아하는 거 좋아해 줘요.

by Aloha J

"어머니, 00이 책 읽기는 반에서 제일 잘 읽어요.

얼마나 열심히 잘 읽는데요!"


주기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나면 그 캐릭터에 빠져서 책 읽는 비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요즘은 닌자고. 책상 가득 닌자고 피겨에 블록이 그득하고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외출할 때도 자기 전에도 혼자 있는 시간을 닌자고 피겨를 만지작대며 보낸다. 몇 년 전 헬로카봇을 만났을 때는 더 어마무시했다. 읽는 모든 책이 다 헬로카봇 관련 책. 닳아서 찢어질 때까지 읽어달라 하고, 혼자 읽는 책도 그 책들 뿐이었다.

(그림만 감상하는 수준이지만)

폴리, 타요, 뽀로로 모두 책이 많아서 (안전동화 또는 생활동화라 더 고맙...) 신나게 읽었는데, 헬로카봇은 정말 캐릭터 소개 책이었다. 어쩌겠나, 그것만 읽겠다는데.. 포켓몬 도감을 몇 권 사줬을 때는 다행히 한글을 막 익힐 때라.. 정말 남들 말대로 포켓몬 도감으로 한글을 익혔다고나 할까.


흥미가 떨어질 때쯤이면 원래 즐겨보던 책들을 찾는다. 그 포인트를 잘 잡으면 책의 방향을 다양하게 바꿔줄 수 있다.


닌자고도 책이 있다. 정말 놀랐다. 레고회사에서 만든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책까지 낼정도로 진지하다고?

근데 아이가 사달라고 하지 못한다. '재고 없음'이라고 반가운 네 글자가 뜨기도 하지만 모두 영어 원서다. 아이의 수준에서 읽을 수 없는..혹시 닌자고 원서를 읽으려고 영어에 더 눈이 가려나?하는 무모하게 연결점을 찾아볼까도 생각했지만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닌자고의 칼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요새 포카혼타스, 이순신 장군 등 칼이 나오는 책을 겸사겸사 즐겨본다.

하하, 확장의 범위가 귀엽고 재미있다.그래, 이 시기도 곧 지나가겠지.

너의 즐거움이 엄마에게 혹 반갑지 않은 것일지라도 엄마도 관심은 가져보도록 노력할게. 혹시 알아? 나중에 우리가 함께 즐길만한 무언가를 만나 함께 푹 빠지게 될지. 엄마도 사실 알고 보면 꽤 깊이 빠지는 스타일이거든. 아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해주려고 노력하는 중인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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