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1일
친구랑 유튜브를 시작했다. 언젠가 본 짤에서 그랬다. 직장인의 3대 거짓말은
1. 살 뺄 거야
2. 술 끊을 거야
3. 유튜브 할 거야
누구나 한 번쯤은 말해봤을 다짐들. 작년 가을부터 해보자, 해보자 하다가 결국 저번 주 일요일에 촬영을 마쳤다. 뭐든 시작하기까지가 어려운데 막상 시작하니 편집도 재밌고 (핸드폰 어플로 하고 있지만) 평소에 일하면서 써먹었던 촬영기법이나 어휘 선택, 편집기술 같은 건 차차 도입시키기로 하고. 일단은 편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임하고 있다.
그 친구와 나는 일본에서 만났다. 대학교 3학년 때 고깃집 아르바이트하러 들어갔던 가게에서 그 친구가 나의 선배였다. 내가 빠른 이고 그 친구는 보통(?)이지만 (일본에도 빠른 년생이 있다) 그냥 친구 먹기로 했다. 한국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 과외까지 받고 있다던 그녀는 배운 건 꼭 써먹어야 한다며 내 평생 써본 적 없는 사자성어나 속담을 대화에 끼워 넣곤 했다.
"나 이제부터 다이어트할 거야"
"그래 쇠뿔도 단김에 빼야지"
"응?"
"아, 이렇게 쓰는 거 아니야?"
"오늘 손님 왜 이렇게 많아! 설거지가 너무 많아해도 해도 안 끝나"
"그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
"음..."
"아, 이것도 아니야?"
결국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겠다던 그녀는 첫 직장을 때려치우고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이대 통번역 대학원. 통역과 번역일을 번갈아 하며 점점 현지화되어갔고 내가 완전히 귀국하고부터 더 자주 만났던 것 같다. 한 때는 배드민턴도 같이 하고 놀기도 자주 놀았는데. 어느 날 "우리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보자"며 이야기했던 게 유튜브.
너도 9년 일본에서 살았고 나도 9년 한국에서 살았으니 우리의 소재는 무궁무진할 거야!
라는 게 모든 계획의 시발점이었다.
그런 방대한 의미부여를 해놓고 고작 광장시장에 가서 육회 먹는 걸 촬영해왔다는 건 좀 뜬금포지만.
어쨌거나 재밌게 놀다 왔다.
뭐든 시작하고부터는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던데, 유튜브는 편집이 있다 보니 꽤나 손이 많이 간다. 지켜내지 못할 것 같아 올해 목표로 세우진 않았지만 막상 해보니 올해 목표는 12월 31일까지 무탈하게 유튜브를 꾸준히 업로드하는 것,으로 정해도 되겠다 싶다.
잘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