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하루였다, 오늘도

by 알로

아침에 김훈 기고를 읽었다. 무서운 역병의 계절을 나며 희망을 싹을 보았다, 는 제목의 한겨레 기고였다.


많은 걸 담은 글이었지만 내 기억에 남는 걸 옮겨적자면 이번만큼은 정부가 '국민'이라는 포괄적인 이름이 아닌 개개인 한 명 한 명의 생명에 대응해왔다는 것. 개별적으로 검진하고 유증상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거기에 걸려드는 또다른 개인들을 검진하고 격리하고. 메스나 사스, 그 어느때보다 행정력과 방력력을 총동원해 모든 사람을 개별적으로 상대하는 전면전이었다는 것.


거기엔 정은경 질본부장의 역할이 컸고 그는 그 누구보다 탈정치적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그날의 '사실'을 국민에게 보고해왔다는 것. 어떠한 조치를 취해왔는지 성과를 자랑하지 않고 실패를 숨기지 않았다는 것. 지켜야할 사항만큼은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왔다는 것. 정부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힘겹게 이 사태를 장학하려한다는 것. 그렇게 방역망이 확장되고 검진수가 늘어가고 있다는 걸 국민들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눈앞에 나타날지, 경제는 무역은 끝나지 않을 숙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것. 좀 더 가난한 미래를 받아들인다고 했을 때 강자의 자선힘에 호소하는 것도 용이 되어 개천을 탈출하라는 방식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거라는 것.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이 조금씩 깨어남과 동시에 그것들이 주는 아름다움이 무엇이었는지 일깨워줌에 감사함을 느낀다는 것.


오늘 방송될 예정이었던 고성의 산불과 어찌보면 내 안에선 같은 맥락이었던 터라 오늘의 기고가 내겐 큰 힘이 되었다. 팀원에게 기사 링크를 공유하니 그는 또다른 기고가 생각난다며 링크를 보내왔다.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는 제목의 경향신문 칼럼이다.


크게 오버해서 말할 필요도 없이 매일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좋은 글이 있다는 것도 누군가에게 나눴을 때 나와 같은 마음으로 내게 나눠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그렇게 서로 마음을 단단히 다지며 하나의 방송을 만들어가는 하루를 보낸다는 것까지. 어느 것하나 감사하지 않을 게 없었던 하루였다. 그리고 나는 좀 더 부지런하게 살아야겠다. 값지게만 살아도 너무나 짧은 인생.


아무리 아무리... 몇 번을 생각해봐도 김훈 작가는 대단하신 분이다. 닮고 싶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2976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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