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학생 대상으로 온라인 강연을 하고 왔습니다. 사실 제가 그럴듯한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방송작가가 대학생들의 워너비 직업도 아닙니다. 현실적인 조언은 해줄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무래도 의사나 교사나 기자나 공무원처럼 입사 시험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꿀팁은 제게 없으니까요. 저는 프리랜서고 방송을 할 때마다 을의 입장이란 걸 절감하는 방송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니 이야깃거리가 많더라고요. 내 색깔을 찾는다는 게 뭘까,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직업은 뭘까. 프리랜서가 아니었다면 이런 고민을 매일 하고 살진 않았을 테니까요.
우스갯소리로 저처럼 살면 망한다, 는 컨셉으로 강연을 해볼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정규직이 되세요. 매일매일이 불안합니다. 외칠 수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러기엔 저는 제 삶이 너무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거든요. 20대로 돌아가 다시 선택하라 해도 고민 끝에 결국은 같은 길을 선택할 듯싶습니다. 저임금에 취재원 앞에서도 기자에게도 회사에게도 을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직에 용기를 내지 못하는 건 어쩌면 이 일을 사랑하기 때문이란 생각도 듭니다. 영상과 글로 사회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어린아이에게, 시사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 전달될까 고민한다는 것, 영상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한 문장을 밤새워 고민한다는 것. 그만큼 저에게 희열을 주는 일이 아직까진 없습니다. 그래서 나만의 색깔을 찾아낸다는 것에 대해 강연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스물대여섯, 한창 진로에 고민이 많았던 저에게 지금의 제가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총 6회에 걸쳐 진행됐던 <우리들의 진로이야기 Flex> 강연 내용 일부를 발췌해 재편집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