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갠지스강 화장터에서 만난 철수 씨가 그랬다. 철수 씨는 인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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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서만큼은 절대 울지 않아요.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우리가 울면 죽은 이가 마음 편하게 못 떠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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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모토부항에서 만난 나카무라 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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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교통사고가 난 자리에 꽃을 갖다놔요. 세상을 떠난 지점엔 혼이 머물다 간다고 믿거든요. 그 공간을 기리는 거예요. 경찰이든 군인이든 시민이든 관련된 일로 이곳을 찾았다면 가장 먼저 가야 하는 건 침몰지점이에요. 망자가 당신 가족이라면 당신도 그렇게 할 거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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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9월 16일 한반도는 어땠을까. 명량대첩 때 일본 수군 2,500명이 전사했다. 물살은 빨랐고 시신들은 남쪽으로 밀려내려왔다. 사람들은 시신을 수습해 안장했다. 지금의 왜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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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을 보면 일본군인지 바로 알죠. 그런데도 시신을 전부 거둬다 양지에 묻어준 거예요. 진도 사람들이 볼 때는 전쟁은 전쟁이고 시신은 별도의 인간이고. 그런 차원으로 받아들인 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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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이 죽음에 어떤 식으로 마음을 베풀어왔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실제로 왜덕산은 왜군에 덕을 베풀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세계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그래서 일까. 영화는 진도라는 공간을 조명했다. 진도를 통해 세월호를 들여다보고, 세월호를 통해 진도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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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도가 굉장히 흥이 있는 곳이거든요. 사람들이 어쩌다 실수로 자기가 좀 크게 웃었어. 그러면 깜짝 놀라서 고개를 두리번거려요. 아, 내가 잘못했구나. 그때는 그런 시기였어요. 진도라고 다르겠습니까? 죽음을 기피하는 건 보편적입니다. 진도는 불가피하게 사고를 당한 현장이 됐잖아요. 그 슬픔을 온몸으로 받아냈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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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어촌 마을이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과 남겨진 가족의 한을 어떻게 보듬어 냈을까. 요즘은 송가인 어머니로 알려진 모양이지만 예로부터 진도는 씻김굿으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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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낸 이를 기억하고, 슬픔을 감내하고, 속에 삭인 것들을 풀어내는 자리. 흥겨운 장단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고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가락. 끝내는 눈물을 쏟아내게 만드는 구성진 소리. 영화는 우리의 것을 군더더기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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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 구성, 음악의 매력도 엿볼 수 있다. 30년 동안 KBS에서 합을 맞춰온 작가님과 감독님이 오랜만에 만난 작품. 사실 영화가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가장 마지막 고운이 아버지 인터뷰에 담겨있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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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영은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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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iff.or.kr/db/movieList.asp?sectionList=&nationList=&onlineYN=&longYN=&keywordList=&sText=%EC%A7%84%EB%8F%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