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앞사람이 재채기라도 할 세면 어디 아픈 거 아닌가 걱정된다. 혹시 코로난가? 마스크 제대로 낀 건가? 는 덤이다. 웬만한 건 온라인으로 해결한다. 어쩌다 직접 만나야 하는 상황이라도 생기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가? 되짚어본다.
평소보다 기상시간이 늦어지는 부모님에 마음이 쓰인다. 누군가 안색이 좋지 않으면 저 사람 괜찮은가? 신경이 쓰인다. 이유 없이 살이 가려우면 포털사이트에 '코로나 가려움' 검색해본다. 누군가 놀러 다니는 게시물이라도 SNS에 올리면 저 사람, 괜찮은가? 없던 오지랖도 튀어나온다. 요즘처럼 주변 사람들과 나의 안위를 되물어본 적이 없었다.
코로나 19로, 코로나 19에 의한, 코로나 19를 살면서 유일하게 얻은 장점이다.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는 것. 사무실 비어있는 자리에 마음이 쓰이는 것. 평소 스치듯 지나치던 사람에게 안부 한 마디를 더 건네게 되는 것. 그만큼 일거수일투족에 마음을 쏟고 있다.
모든 걸 억압받은 상황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었나 자문하게 되고, 그것은 강제당하기에 나올 수 있는 질문이라 귀하다. 그래서 싫지만은 않다. 불안정함 속에 유일한 안정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치는 우리네 삶이 애틋하고 절박하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가장 원초적인 욕구가 채워졌을 때 행복을 느낀다. 버틸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