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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가질 수 있는 거 잖아요

by 알로

공영방송 뉴스에 방탄소년단이 나왔다. 빌보드 핫100 기념 인터뷰였다. 다음 꿈은 그래미 어워즈 수상과 단독 공연이란다. 뱉어놓고선 자기들끼리 키득키득 웃는다. 꿈은 가질 수 있는 거잖아요!? 민망하다는 듯 머쓱 거린다. 이쯤 되면 못할 것도 없지 않나, 싶은데. 유쾌한 겸손이다.


코로나 19로 아미가, 온 국민이,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힘들어한다. 그런 그들을 위해 한 마디만 해달라. 앵커가 부탁했다. 리더인 RM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돌아와 입을 열었다.


사실은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 감히 힘든 상황에 처한 분들을 이해한다는 말을 입에 담기도 어렵다. 신곡인 다이너마이트에 빗대어 말하자면 코로나가 없었다면 탄생되지 않았을 곡이었다. 호사다마라는 말도 있지 않나. 비록 밤의 그림자는 길지만, 해는 뜰 거다.


라고 마무리했던 걸로 기억한다.


밤의 그림자가 길다는 부분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오늘자 새벽 구로구 인력시장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파가 모여있는 사진을 봐서, 일수도 있겠다. 밤의 그림자가 길다는 표현 자체가 새삼 묵직하게 전해져서, 일수도 있다. 한편으론 이 힘듦의 시간을 저리도 예쁘게 표현함에 감탄해서, 일 수도 있다. 힘드시죠? 하루빨리 코로나를 물리칠 수 있도록 힘내세요! 뻔한 멘트가 아니라서, 일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기나긴 고통의 세월을 딛고 빛을 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위로라서 진심이 와 닿았던 것 같다.


코로나 19로 전시가 무산되어 또 다른 차원의 힘듦을 관통 중인 사진작가에게 인터뷰 내용을 이야기해주었다. 지인은 '해가 뜨지만 다시 밤이 오는 것 아니냐'며 받아쳐왔다. 저 긍정적인 멘트를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도 재주, 라며 웃었지만, 사실 지인의 말에 공감한다. 그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절대적으로 영원하진 않다.


리더인 RM이 인터뷰 내내 강조했던 것처럼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이 긴 밤에 힘들어할 누군가에게 전해져 닿았으면.



cos ah ah I'm in the stars tonight
오늘 밤 난 별들 속에 있으니
So watch me bring the fire and set the night alight

내 안의 불꽃들로 이 밤을 찬란히 밝히는 걸 지켜봐


-다이너트마이트 가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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