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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교재를 사러 길을 나섰다.
가을비가 내리고 어두운 물안개가 사방을 감싸 안은 아침이다. 지하철을 기다리고 내리고…
모처럼 느끼는 황량함에 잠시 길을 헤매다 찾은 그곳은 아련한 물안개 탓인지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그분의 책 읽는 목소리 탓인지 영화 비포선셋의 고풍스럽고 어수선한 책방과 참 많이 닮아있었다.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새책과 헌책 사이로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닮아 가는 걸 보았다.
묵직해진 가방과 꽃우산을 챙기고 바깥으로 나오니 여전히 비가 왔다.